질신리에서 보내는 편지 … 귀뚜라미 우는 소리에 깬 어느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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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신리에서 보내는 편지 … 귀뚜라미 우는 소리에 깬 어느 새벽
  • 보은신문
  • 승인 2008.08.1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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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밤 중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들려서 눈을 번쩍 뜨고보니 새벽이었다.

농민들 얼굴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히고 고추밭에는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지만, 농민들은 걱정이 태산이었다.

올 여름은 견딜 수가 없이 뜨거웠다.

농민들의 땀방울에 의해 맺혀진 열매는 익어가고 있는데, 그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고추 한 근에 오육천원 간다고 하니...  기름 한말에 삼만원인데 기름 한 말로 고추 이십근도 못 말린다.

농약은 최하가 만원이고 내가 농사지은 옥수수는 한 자루에 천오백원, 이천원이다.

내가 사는 비료는 2만원이고 비닐은 3만원이 넘고...

감자 한짝에 1만원...

사람 몸에서 기름을 짜서 지은 곡식들은 그렇게 싸고 내가 사는 것은 비싸게 사야 한다.

앞으로는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고 걱정을 하면서 옛날에 춥고 배고픈 시절이 되돌아 오면 어떡하지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외국에서 시집을 온 비레화씨는 오이 농사를 열심히 했는데, 오이값이 폭락이었다.

비레화씨는 말도 안 통하는 한국에 와서 어려움을 잘 견디면서 이제는 한국말도 잘하고 농사일도 열심히 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다.

서울의 부자들은 에어컨 바람 속에서 더운지 추운지도 모르고 사는데, 시골 농민들은 몸에서 기름같은 땀을 빼면서 산다.

그렇게 지은 농산물이 왜 이렇게 싸고 농민들이 사는 물건 값은 왜 이렇게 비쌉니까.

2008년에는 왜 이렇게 살기가 힘든지 모르겠네요.

2008년 8월 13일 수요일 임재선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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