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만큼 다른 농산물에도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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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만큼 다른 농산물에도 관심을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8.08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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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군수를 표방한 이향래 군수 탓일까 공무원들의 의식 속에 대추만이 자리하고 있다.

각 실과마다 매주 한 건 이상씩 제출하는 아이디어는 물론 전혀 관련이 없는 부서에서 내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 자료 표지 사진에도 대추그림이 오를 정도다.

군정 발전 아이디어도 대추와 관련한 아이디어가 상당하다.  

이 달에도 각종 회의 직전 대추관련 동영상을 상영하자, 보은대추 홍보 현수막을 제작해 군민 및 외지 관광객에게 배부하자, 최우수 대추마을을 선정해 지원하자는 등의 아이디어를 제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10월이면 수확하는 대추판매를 위해 벌써부터 각 군청 부서, 읍면 마다 계획을 수립하는 등 분주하다.

사실 지난해 전체 공무원들이 나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10월, 11월 초까지 대추판매에 올인, 상당량을 생대추로 판매해 농가가 고소득을 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가격도 경산 대추보다 훨씬 비싼 상품 1㎏당 1만5천원, 중품 1㎏당 1만3천원, 왕대추는 1㎏당 2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공무원들이 직접 59톤 가량을 판매, 금액으로 치면 7억5천만원이 넘었다.

대추생산농가들은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이향래군수가 재임하는 동안은 공무원들이 대추만큼은 판매해줄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예상이 맞는 것 같다. 11월말까지 텔레비전을 통해 광고하고 올해 10월에 나오는 생대추 판매를 위해 각 부서마다 판매 계획을 세우고 또 사전 점검(?)을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실 공무원들이 이렇게 농산물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동안 농산물 판매는 농협 등이 전담해야 한다며 의례적인 대도시 판촉행사 외에는 공무원들이 이같이 대대적으로 나선 적이 없다.

전업농 등 대규모 농가나 일부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은 주문을 대주기 바쁠 정도로 판매를 잘했지만, 여타 농산물은 농협에 기웃거리거나 싼값에라도 상인들에게 넘기는 경우가 허다했다.

죽어라 하고 농사를 지어봤자 손에 쥐는 것은 이것저것 제하면 내 품삯이 떨어질까 말까 할 정도로 수지가 맞지 않는 농사를 지어왔다.

이런 판국에 공무원들이 보은군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시식용까지 갖춰 판매에 나서주니 대추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사실상 농사지을 맛이 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대추가 상전 대접을 받는 사이 다른 농산물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점이 아쉽다.

대추에만 올인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지난해 확보한 판매망을 이용해 보은군의 농특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전략으로 계획의 확대 전환이 필요하다.

대추농사를 짓는 농민들만 대접을 받는다면 다른 농사를 짓는 농민들도 보은군민인데 호혜 평등 원칙에서 소외돼 서운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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