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水井)리가 아닌 유정(油井)리?
상태바
수정(水井)리가 아닌 유정(油井)리?
  • 보은신문
  • 승인 2008.06.13 1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하수에서 원인 모를 기름 섞여 나와

여러분은 20여년 동안 아무런 이상없이 먹고, 사용하던 지하수에서 기름이 갑자기 나온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오르는 고유가시대에 왠 횡재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지하수 주인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보은읍 수정리 마을이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대석(64)씨.  김씨는 지하수 모터펌프가 고장이 나서 지난 6월2일 모터를 교체했다.

모터를 교체하고 물을 틀은 지 약 2시간 후부터 지하수에서 기름이 섞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오후가 되면서부터는 기름이 점점 더 많이 섞여나와 종이에 그 기름을 묻혀 불을 붙이면 불이 붙을 정도로 많은 양의 기름이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보은군 환경과에 연락해 환경과 직원들이 나왔으나 원인을 찾지 못하고 돌아갔다.
모터펌프를 교체하고 기름이 섞여 나오니 모터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니 다른 모터로 교체하여 보자는 마을 주민들의 얘기에 모터와 호스 등을 완전히 교체하여 물을 틀었지만 기름은 여전히 나와 모터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확인 됐다.

◆인근지하수는 이상없어
그런데 이상한 일은 김대석씨의 지하수와 약 10여m 간격을 두고 있는 이웃집의 지하수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인근에서 공사를 하였다거나 지하수를 다시 시공하였거나, 폐공 같은 것은 더 더욱 없다.
정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지하수에서 기름이 섞여 나오기 시작한지 10여일이 지나도록 지하수에서는 계속 기름이 섞여나와 전혀 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먹는 물에서부터 빨래, 설겆이 등 생활하는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예로부터 수정리는 물이 좋다고 해서 수정(水井)이라고 불렸다.
이제는 물이 좋아 수정(水井)이 아니라 기름이 나오는 유정(油井)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사람들은 아무리 지하수가 오염될 곳이 없다고 해도 이번 일은 지하수 오염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일로 환경오염이 우리들의 생활을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하는지를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아무리 산과 물이 좋고 공기 좋은 마을이라해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기름 등 환경오염물질을 잘 관리해서 우리지역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석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