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달 글꼬학교 박정예씨가 지난 5월17일 충청북도 교육청에서 열린 초등학교 검정고시 시험에 합격했다.
이날 시험에는 박정예씨를 비롯해 3명의 어머니 학생이 도전했지만 박씨를 제외한 두 명은 도덕, 실과 등 과목 합격에 만족해야 했다.
글꼬학교는 지난 8년 동안 주간 한글학교 뿐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야간 한글학교도 열어왔다.
가르치는 교사도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시간을 내어 어머님들과 함께 해왔다.
올 2월부터는 야간 한글반을 검정고시반으로 개편해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반을 운영해 왔다.
그속에서 박정예씨가 4개월만에 어렵게 초등학교 검정고시 시험에 합격한 것이다.
박정예씨는 검정고시 합격 외에 현재 대전에서 간병학원을 다니는 등 배움에 대해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못 배운게 한이 되어서 어떤 일이든 찾아서 더 배우고 싶다”는 것이 박씨의 얘기다.
고된 농사일에 매달리면서 틈틈이 학교에 와서 열심히 배운 결과 이런 좋은 결과를 안게 된 것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늦은 나이에 운전면허증 취득이라는 열매도 얻었다.
한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자동차 학원에 입학했고, 열 번이라도 안되면 면허증을 딸때까지 시도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운전면허증도 따냈고, 면허증을 손에 쥐고 차를 몰며 한글을 배우러 다녔다.
신랑도 출근시켜주는 등 직접 운전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좋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이런 노력으로 5월17일 검정고시에 합격했지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어느날은 신랑이 “검정고시 시험본다고 하더니, 합격 했어?”라고 물었다.
그래서 “네, 합격했어요”라고 대답했더니 신랑이 등을 툭툭 두드리면서 “고생했어. 그렇게 어려운 걸 해내고 말았네. 사랑해”라고 말해주었다고 한다.
박정예씨는 이런 신랑이 너무나 고마워 “우리 바람이나 쐬러 갑시다”라고 말하고 직접 차를 몰고 친정 어머님 묘소가 있는 옥천을 다녀왔다고 한다.
신랑에게 술 한 잔도 사주고, 친정어머님 묘소에 가서 술 한잔도 올렸다.
그런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그 많은 비를 다 맞고 내려왔다고.
농사도 지어야 하고, 못 배운 한글도 더 배워야 하고. 박정예씨는 아직도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현재 아사달 글꼬학교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박정예씨. 가정에서 내조도 잘하고, 글꼬학교 학생들에게 배려도 잘하는 멋진 학생회장이다.
임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