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개혁, 지역농협 희망의 시작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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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개혁, 지역농협 희망의 시작 ①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6.1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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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 환상적인 조직이다?”

 

   글 싣는 순서

   1. 농협 협동조합 정체성을 찾아서
   2. 지역농협 성공 전략-괴산군 불정농협
   3. 지역농협 성공전략-안성시 고삼농협
   4. 농협과 생협의 상생-충남 홍성 풀무생협 사례
   5. 일본에서 지역농협의 경쟁력을 배운다 ①
   6. 일본에서 지역농협의 경쟁력을 배운다 ②
   7. 지역농협 활로모색을 위한 토론회

 

 

 

 

 

 

 

 

지역농협에서 1년간 벌어들인 수익으로 조합원들이 원하는 환원사업은 커녕 직원들의 인건비 대기에도 빠듯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농협은 농민들에게 원망을 받기도 하지만 의지처이고, 희망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지역의 농협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문제점들을 되짚어 보고 조합원이 중심이 돼 지역농협의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 타 시·군, 해외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지역 농협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우리지역 농협의 실제 
2007년12월말 기준 각 농협의 사업 총량을 보면 보은농협  이 2006년말보다 488억 7천만원보다 줄어든 460억6천여만  을 기록했다.
2005년 통합한 남보은 농협은 327억5천700여만원으로 2006년 225억2천900여만원 보다 45.4% 성장한 실적을 올렸다.

수한농협은 54억3천100만원으로 2006년보다 1억4천600만원이 줄었으며, 회인농협은 2006년 61억8천만원보다 51억6천600만원이 늘어난 113억4천200만원을 기록했다.

수익을 얻기 위해 직원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결과는 그다지 화려하게 기록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사업권역이 광역인 보은농협은 11억4천200여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얻었고, 남보은 농협은 3억여원, 수한농협은 1억여원, 회인농협은 7천여만원을 내는데 그쳤다.

대출 운동을 벌이고 조합장 보수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 겨우 얻은 수익이다.
그렇다고 해서 신용사업 환경이 좋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농민 조합원들이 고령화로 인해 대출수요가 크게 줄었다. 당연히 대출로 인한 이자 발생량이 줄어들어 농협의 수익구조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농협의 역할에 불만이 가장 많은 부분이 경제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판매사업의 경우 지역의 주산품을 특화시켜 제값을 받도록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유통을 전담하기 때문에 소비처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이 무엇인가 시장조사와 수요조사 등을 실시해 농민들을 지도하고 유도해 주력상품으로 만들고 단지화 하고 계약재배 등을 통해 제값을 받고 판매하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 농협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지적이다.

구매사업 또한 마찬가지다. 정부 지원의 농약이나 비료가 아닌 경우 농민들은 시중 농약회사를 이용한다. 농협은 정부 지원이 따르는 품목의 관리수준 정도다.

김인각 보은농협 대의원협의회 총무는 “농자재의 공동구매, 공동판매로 구매단가를 낮추는 것인데 그렇지 못하고 농자재도 사업소마다 다양하게 구비해놓아야 하나 다양하지 못해 농민들이 외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일반 농약 판매상의 경우 외상거래에 대해서 가을 철 수확기까지 무이자가 적용되지만 농협은 60일간만 적용된다. 이러한 것도 농협을 외면하는 이유가 된다”고 덧붙였다.
농협 스스로 농민 조합원의 이용기회를 차단하는 것이다.

◆ 농민조합원의 상대적 박탈감
농업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농민들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품목으로 농협에 의지하지 않고 자발적 판로개척으로 하는 농민도 많고 억대 소득을 얻는 조합원도 있지만 농민 조합원의 평균 경작 규모가 채 1만㎡(3천평)이 안되고 연평균 소득이 1천만원 미만이다.

반면 농협 직원들은 그럼 어떤가. 연봉 3∼4천만원 고위직에 경력이 오래된 근무자들은 6∼7천만원까지 갖고 간다. 이같이 농민 조합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조합원들이 농협 직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물론 농협 직원들이 일을 하지 않았다는 소리가 아니다. 그들도 벼 수매 철에는 아침 일찍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퇴근하지 않고 벼를 수매했다. 소규모 농협직원들은 콩을 가리는 일도 하고 등짐으로 져내는 일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조합원이나 농협 직원이나 먹고살기 위해서 일을 하는 노동의 이유는 같지만, 노동강도가 다르고, 노동의 대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이다.

문제는 또 있다. 농민이 모여 협동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자신의 권리를 지켜나가기 위해 만든 농업 생산자 단체로 이윤추구만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단체이지만 일반 사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 농협 정체성 찾아야
그럼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한국의 농협은 조합원인 농민들을 위한 경제사업은 뒤로 미루고 신용사업이 주 사업으로 자리잡으면서 주객이 전도된 기형적 사업형태를 취하고 있다.
구매, 판매 유통 등 경제사업도 하지만 주인인 농민을 상대로 각종 돈장사를 하는 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농업으로 생계 유지가 안되는 농민들이 농촌을 등지고 있고 남아있는 농민들이라야 생산성, 경제활동이 떨어지는 고령자들이다.

그러니 농민 조합원보다 비농민 조합원의 수가 더 많아지는 기현상까지 나타나는 등 농협사업에 영향을 미출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앞으로도. 한미 FTA를 비롯해 한·EU, 한·캐나다, 한·인도, 한·멕시코 협상이 진행 중에 있고, 한·호주, 한·뉴질랜드, 한·중국과 한·일본 등과의 FTA 협상이 개시될 가능성이 커, 우리 농업은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 몰리게 돼 있다.

한국 농업의 미래를 위해 농협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럴 때일수록 농협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협동조합의 정신과 원칙에 입각해 농협이 제자리를 찾아 바로 서서 조합원 농민에게 봉사하는 경영체로 거듭나야 한다.
‘돈장사가 아닌 농산물 잘 팔아주는 장사 잘하는 농협으로’ 다시 서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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