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의 귀가 되어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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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귀가 되어서는 안돼
  • 송진선
  • 승인 2000.08.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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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사람에게 귀를 기울여야
언로(言路)가 열려있고 토론문화가 활성화되면 그 조직이 생기있고 활기차게 돌아간다. 언로가 막혀있으면 조직원은 피동적으로 움직이고 창의적이지 못하다. 그저 주어진 일만 대충 처리하려고 한다. 이런 조직은 결국은 자멸하고 만다.

그만큼 언로는 중요하다. 언로는 상하간 수직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같은 직급간의 수평적인 관계도 원활하게 유지하는데 큰 몫을 차지한다. 4만5000여명밖에 안되는 우리 군의 공무원 조직의 언로는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자식들 다 도시로 떠나고 고향을 쓸쓸히 지키고 있는 60대 농업인이 대부분이고 하루 매출 10만원 올리기도 벅찬 구멍가게 운영자가 대부분인 보은군을 앞에서 이끌어가고 있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는 지역발전과도 상관관계가 매우 크다.

그렇다면 그 공무원 조직의 언로는 훤하게 뚫려있다고, 상하간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올해초부터 모 공위직과의 언로가 막혀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가 없는 자리에서는 서슴없이 그에 대한 비판이 가하면서 정작 그 사람과는 얘기하기를 꺼려하고 결제를 받는 것 조차 꺼려하는 분위기다.

언로를 열어놓았지만 자기 주장만 늘어놓을 뿐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무시되기 일쑤다. 자칫 자기 의견에 반하는 의견이 제시되면 즉각 호통으로 되돌아 온다. 복종관계만 내세우는 잘못된 권위의식으로 인해 많은 직원들이 그와 마주치는 것을 꺼려하고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않고 피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당연히 그 앞에서는 말을 삼가고 주로 듣는 쪽을 택한다. 듣는다기 보다는 어떻게하면 빨리 그 자리를 빠져나올 수 있을까 모면할 수 있을까 궁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불만이 쌓이고 일할 의욕이 안생기고 하소연도 못한다.

언로가 막혀있으니 이런 동맥경화증이 생기는 것이다. 윗사람들은 아랫사람들의 말을 들을 줄 아는 겸손이 필요하다. 말을 아끼는 아량이 필요하다.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하다. 나의 의견이 100%일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또 그 의견을 소화해 최대 공약수를 찾는 노력이 있어야 시행착오도 덜할 뿐만 아니라 합의도 도출해낼 수 있다.

보은군을 이끌어가는 주축인 공조직이 이런 상태에 있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아랫사람들에게 귀를 열고 눈높이를 맞추는 배려가 지금 보은군청에서는 시급한 것 같다. 왜냐하면 그 공조직이 우리 지역사회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중추이기 때문이다.

<보은군 이대로는 안된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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