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들학교 언니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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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학교 언니들에게... 
  • 보은신문
  • 승인 2008.05.09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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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달 글꼬학교는 지난달 23일 서울 덕성여자대학교에 있는 마들학교를 방문해 글꼬학교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마들학교에서의 추억을 편지글로 남겼습니다. 임재선 어르신의 편지를 지면에 담습니다.    -편집자 주-

마들학교의 사랑하는 언니들 안녕하세요.

만물들이 솟아나는 새싹들 속에서 우리의 만남은 너무 즐거웠습니다.

서울은 사람만 많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꽃이 아름답게 핀 줄은 몰랐네요.

서울 덕성여자대학교를 구경하고, 말로만 듣던 서울을 실제로 가서 보니 참 꽃들이 예쁘게 피었더라구요.

매화꽃속에서 사진도 찍고, 4.19 기념탑 공원에서 4.19에 대해서 설명도 잘 들었습니다.

4.19라는 말만 들었는데 실제로 선생님한테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 코 끝이 시큰했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꿈도 한 번 피워보지도 못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니,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마을 여성학교 학생들하고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을 가슴에 안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아쉬웠습니다. 마들학교 언니들.

시골에 쌀나무, 고추나무 구경하러 오세요. 서울에는 예쁜 꽃들이 많이 있는데 시골에는 사람이 먹고 사는 곡식 꽃이 많이 피고 있지요.

글꼬학교 학생들은 그 향기를 맡으면서 잔뼈가 흙속에서 굳은 사람들입니다.

칠십평생을 살아온 어머니들은 세월 탓인지, 가난 탓인지 찔레꽃 향기, 흙향기를 항상 맡으면서 살아왔습니다.

가나다라를 부르면서 호미자루 움켜쥐고 잡초를 캐냈고, 장단을 맞추면서 김을 매는 어머니들입니다.

마들여성학생들은 찔레꽃, 칡꽃 향기가 서울까지 갔는데 혹시, 향기를 맡아 보셨는지요.

우리 글꼬학생들은 못 배웠던 한글을 배우면서 풍년농사를 기원합니다.

마들학교 언니들 사랑합니다. 말도 안되는 글을 썼으니 말을 만들어서 읽어주세요. 사랑하는 언니들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행복하세요.

아사달 글꼬학교 임재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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