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임명장을 가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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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임명장을 가슴에 …
  • 보은신문
  • 승인 2008.05.0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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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자가 됐어요
▲ 임재선 기자

행복의 임명장을 가슴에 안은 그 마음을 저 구름은 알겠지요?

지난달 21일 신바람해피통신 임명장을 받고나니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돼요. 가나다라, 한글을 배워온 임재선이가 보은신문 기자라니 이게 왜 말입니까?

임명장을 가슴에 안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여보, 나 신문기자래요. 여보, 나 아사달 글꼬 학교에 입학시켜주어서 오늘의 이런 영광을 갔게 됐어요. 정말 고마워요.”

그렇게 애간장 타도록 배우고 싶었던 한글을 배워서 신문기자가 됐다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을 아무도 모를 겁니다.

그렇게 배우고 싶었던 한글을 배울 수 있게 해 준 남편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임명장을 안고 땅을 헛딛었는지, 허공을 헛딛었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임명장을 가슴에 안은 그 순간은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시집온 지 삼일만에 남편이 군대에 갔습니다.

낮 설고 물 설은 수한면 질신리라는 산골작 외딴집에 데려다 놓고 구름처럼 가버렸던 남편에게 편지가 날아 왔지만 저는 그 편지를 안고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알수가 없었습니다.

말 못하는 사람과 똑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또 한번은 부녀회장을 보는데 교육을 가라고 해서 교육을 마치고 나오는데 이름을 쓰라고 했지만 이름 석자도 쓰지 못해 우물쭈물 하다가 백지로 내고 돌아서는 마음이 울고 싶도록 아팠습니다.

이렇게 쓰라린 가슴을 부여 안고 육십평생을 가나다라도 모르고 살아온 제가 한글을 배워서 신문기자가 된 것입니다. 이게 왠 말입니까?

어허둥둥 내사랑아, 지화자가 절로나고, 이렇게 좋다가는 앞으로 또 뭐가 될 런지.

임재선 기자/아사달 글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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