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3월28일) 서울로 일본사람들을 만나러 갑니다. 우리 한국사람들은 10개 학교 선생님들과 지도자들이 모여서 토론을 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사람들도 5개 학교에서 9명의 선생님들과 29명의 학생이 참가했습니다. 우리 한국사람들은 40명 정도로, 한국과 일본에서 참가한 학생은 모두 78명 정도가 됩니다.
정오가 되었을 때 우리는 행사장에 도착했고, 일본사람들은 3시가 다 되어서 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사람과 일본사람들의 만남은 시작됐고, 서로 자기 소개하기, 환영식, 그리고 춤과 오재미 등 재미있는 게임도 진행됐습니다.
그 다음은 일본사람들 소개와 일본학교 비디오 소개, 그리고 또 한가지. ‘도따도따’라는 춤을 추고 일본사람과 한국사람이 한마음으로 같이 춤을 추며 놀았습니다.
춤을 끝내고, 7시에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각자 방을 정한데로 가서 짐을 내려 놓고, 다시 방마다 차려놓은 음식들을 먹었습니다. 방마다 차려진 음식은 우리나라 각처에서 만든 전통음식으로 충주에서 온 쌀 막걸리, 김치, 옥수수, 두부 등도 있었고 제천 솔매학교에서 가져온 유과종류 5가지와 빈대떡, 보은 아사달 글꼬학교에서는 도토리묵과 맛있는 양념간장, 그리고 선물로 핸드폰 고리 40개와 콩주머니 15개, 책과 전단지 등을 가지고 갔습니다.
◆일본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
각지에서 차려온 음식을 두고 한국과 일본사람들의 대화는 시작되었어요. 서로 말이 다른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니 알아듣지도 못하고, 통역에 의지해야만 들을 수가 있어요. 그런데 10명 정도는 우리나라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그 사람한테 물어보았더니, 일본학교는 모두 무료로 가르쳐 준다고 했습니다. 거기에다가 차비와 점심, 간식까지도 준다고 해요. 그 이유는 학생들이 주인인 셈이지요. 학생들이 교육청, 시청을 찾아다니면서 데모를 해 자기네 권리를 찾았다고 했습니다.
나도 아사달 글꼬학교를 소개했어요.
학교는 작지만 인재는 많다고 자랑도 하고, 우리 어머님들 이야기도 전달했습니다.
학교에서 글도 익히고, 떡을 치는 이야기, 메주재기, 각시풀 놀이, 키질과 콩타작 놀이, 비누한지공예, 야생화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는 아사달 글꼬학교를 소개하면서 학생수는 작지만 몇백명 있는 학교보다 우리 어머님들이 더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머님들 자랑을 하다보니 시간이 갔고, 자랑거리는 많은데 성질은 급해 손짓, 발짓을 하다보니 어느새 웃음바다가 되었어요.
일본사람들이 나에게 별명을 붙여주더군요. 첫째는 방실, 둘째는 코메디, 셋째는 이쁜이라고.
함께 있던 사람들이 저를 너무나 좋아해 주더군요. 그중 한 사람은 저를 두고 무척 행복한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앞으로도 행복한 사람으로 살기위해 노력할 겁니다.
◆즐겁고 행복한 만남
만남은 즐겁고 행복합니다. 일본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우리 아사달 글꼬학교가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우리를 가르쳐 주시는 김선봉 선생님은 고생을 많이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마음이 조마조마해 하는 걸 알면서도 말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우리 선생님.
김선봉 선생님! 선생님 제자들은 모두 다 훌륭합니다.
그리고 박주희 선생님 등 우리학교 선생님 모두 최고입니다.
1박2일 동안,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이 만나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도 지나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29일 오전 11시. 서로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행사장은 일본사람들과 한국사람들의 눈물로,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국적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가 되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전통 옷인 한복을 입고 갔고, 일본사람들이 내가 입은 한복이 예쁘다고 해서 그에게 선물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제게 일본 옷을 한 벌 주더군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많은 것이 아닙니다.
배움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줄 수 있는 정부의 지원입니다.
시골에 살면서 배울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 농촌 노인들도 쓰고 읽고 하면 얼마나 좋을 까요.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누가 나에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나도 젊은 사람들처럼 쓰고, 읽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골에 사시는 우리 같은 어머님들은 공부는 해야 하는데 차비가 너무나 비싸서 문제고, 농사일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아사달 글꼬학교 박정예
전국성인문해학교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한국과 일본의 성인비문해자(글을 모르는 분들) 간의 ‘교육평등, 행복나눔’이란 주제로 문해운동의 방향과 각국의 역사, 각국의 문해교육현장, 각 나라의 문화교류를 내용으로 진행됐다. 지난 2004년 일본을 시작으로 2006년 일본, 2008년 한국 등 2년에 한 번씩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일 문해교류 행사에 아사달 글꼬학교 어르신들도 함께 했다. 한·일 문해교류 행사에 참가했던 아사달 글꼬학교 박정애 어르신의 참관기를 지면에 담는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