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숭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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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숭례문
  • 보은신문
  • 승인 2008.02.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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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귀선 시인

저 지난 밤
우리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이 죽었습니다
불에 타 죽었습니다

2008년 2월 10일 밤8시 610년을 일기로
죄도없이 화마에 휘말려 다섯시간 사경을 헤매다
기어이 숨을 거두고 이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습니다
치솟는 불길에 하늘도 경악했던 밤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붉은 불덩이와 검은 연기 휘저어
어지러운 세상 무심한 인간들 원망하며 불귀의 서울 하늘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신 아버님처럼
서울 600년 묵묵히 지켜주시던 숭례문이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아! 하늘이여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국가적 대형사고 반복해야 하는가요
그제도 누적된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또 숭례문 잃은 슬픔에 잠겨야 하다니

세계 11번째 국력, 아이티(IT) 강국
90여대 첨단 소방차
용맹을 자랑하는 300여명 소방 기술진
5000만 국민이, 한 덩이 화마에 져
국보 1호를 빼앗기고 말았다니
세계 향해 창피하고 하늘보기 부끄럽다
선조들께 면목 없고 후손들께 할 말 없네

아! 대한민국
허무히 우리 곁을 떠나간 숭례문 어찌 할거나
오천년의 민족혼, 우리의 자존심인데
왜란 호란 6.25동란에도 당당이 서서
들고나는 우리의 마음 열어주고 닫아주곤 하였는데

오호라! 통곡이요
애통하고 원통하여라, 참담하고 황당하여라

누가 이 슬픔 중지시키랴
폐허를 바라보는 뺨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누가 닦아 줄 것이냐

헌화의 국화꽃에 눈물 떨어지고
고개숙인 조문객 흐느끼는 소리
눈물먹은 흰구름 하늘돌고
까마귀도 날아와 까악까악
산천초목아 너도 소복을 하여라
한강물 그대도 머물렀다가오
애달픈 진혼곡 님 부르고
어호 호화 땡그랑 땡그랑 소리 남산울리네

아! 숭례문
당신이 그렇게 위대한 줄을 당신이 가버린 오늘에야
당신을 존경할 줄도 그 때는 미처 몰랐지요
당신이 소중할 줄도 이제야 비로소
당신을 제가 사랑하고 있는 것도 오늘에사 감지하였습니다

이제 당신의 그 웅장하고 장엄한 모습
한양 600년 역사의 숨결어린 그 의연한 자태
다시는 보지 못 하겠지요
당신 닮은 숭례문 새로 세운다 한들 어찌 당신만 할 것이며
그때의 혼까지 불어 넣을 수 있으랴

우리는 모두가 죄인
살아실제 섬기기 다 하지 못한 불효자처럼
예를 갖추라는 숭례문에 무례를 범한 죄인
제일범은 예방에 태만했고 화마에 무력 했던 우리들 모두
제이범은 말만 조잘대는 나 너 자신들
욕하고 논하고 벌 줄 가치도 없는 방화범

하늘보기 두려웁고 땅 딛기 괴로워라
혀 깨물고 부복을 하여도 시원치 않을∼
국민은 통곡하고 분노 하노라

숭례문이요 용서치 마옵소서
우리는 국보 1호 당신 하나도 못 지킨 부끄러운 중죄인
긴 아픔과 슬픔을 가해
우리의 모든 것 모든 곳을 고치게 하소서
지나가면 그뿐 그 마음부터 고치게 하옵시고
세상에 잠긴 검은 구름 걷어내고 살맛나는 세상 만들게 하소서

중벌 내려
우리를 괴롭히고 슬프게 하는 것들 자동 소멸되게 하옵시고
그늘진 이 가슴 볕들게 하소서
중벌에 중벌 내려
어떠한 시련도 가벼이 극복하고 항상 웃음과 희망에 사는 국민이게 하소서

아! 숭례문
엎드려 당신을 사모합니다

 

황귀선 시인 ·탄부 장암2리 출신
·모닝글로리 부사장 역임 · 한국문인협회 회원
·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이육사 문학상 제 3회 본상
·세월이 지나간 보은의 찬가 시비 속리산 건립
·시집 : 사랑에는 쉼표가 없습니다, 사랑은 아파하는 것만치 사랑하는 것이다, 어쩌란 말이요, 세상에서 햇님에게, 보청천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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