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천황봉 제 이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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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천황봉 제 이름 찾는다
  • 보은신문
  • 승인 2007.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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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지명위원회, 천황봉→천왕봉으로 개명 의결 아직 충북도 중앙지명위 결정 남아
속리산 최고봉인 천황봉(天皇峯, 해발 1천57m)이 천왕봉(天王峯)으로 개명, 민족의 자존을 지키게 됐다.

보은군은 지난 13일 향토사학자 등으로 구성된 지명위원회(위원장 이향래 군수)를 개최해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가 일제잔재로 지적한 ‘천황봉’을 ‘천왕봉’으로의 개명을 의결했다.

그동안 천황봉 지명이 일제의 잔재라며 원 지명인 천왕봉으로 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나 보은군이 이를 받아들여 지명위원회를 개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위원회는 보은군이 제시한 천황봉과 천왕봉과 관련해 대동여지도, 팔도궁현도 등 고지도와 1930년 법주사 호영 스님이 그린 법주사도 등에 ‘천왕봉’으로 표기돼 있고 동국여지승람, 동국여지지 등 고서에도 속리산 정상에 ‘천왕사’라는 사찰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점 등의 근거자료를 검토하고 천왕봉으로의 개명에 의견을 같이 했다.

지역 향토사학자로 지명도가 높은 김건식(67) 보은문화원장은 “명칭의 변경에는 과거 기록으로 살펴보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동국여지승람, 동국여지지, 박문호의 호산전집, 일제 강점기에 기록된 환여승람 보은지리지 기록에 현재 속리산의 천황봉을 천왕봉이라 기록하고 있으며, 속리산의 여러 봉우리의 명칭이 불교에서 유래가 된 비로봉, 관음봉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천황봉도 불교에서 유래한 천왕봉으로 사용하는 것이 옳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천왕봉이 천황봉으로 개명된 것이 일제때 창씨개명 처럼 창지개명한 것이라고 할만한 증거가 없다며 일반적인 명칭을 바로 잡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보은군 지명위원회에서 결정한 천왕봉은 충북도와 중앙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고시된다.

또 천황봉을 행정구역 경계를 이루는 경북 상주시도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군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충북도와 경북 상주시에 심의 결과를 통보해 추가 의결 절차를 밟을 계획이어서 빠르면 내년에 속리산 천황봉이 천왕봉으로 개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녹색연합은 ‘천황봉’의 ‘황(皇)’자가 일본의 천황을 의미한다며 국토지리정보원 등에 개명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냈고 산림청도 ‘우리 산 이름 바로찾기’ 캠페인을 통해 충북도에 일제 잔재인 천황봉을 천왕봉으로 개명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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