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에서 자원봉사활동 펼치는 조남수씨
사람이 살다 보면 알게 모르게 남의 도움을 받고 살게 마련이다.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그만큼 사람들의 손길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된다.
보은군 노인장애인복지관에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사람이 있다.
처음에 사람들은 그분을 두고 복지관 직원인 줄 알았다고 하지만 그분은 복지관의 자원봉사자다.
그는 보은읍 봉평리 50번지에 병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총각 조남수(50)씨다.
일찍이 출세를 해 보겠다며 서울생활을 시작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지난 95년에 귀향해 염소, 개, 닭 등을 키워왔다. 하지만, 97년 IMF를 맞아 파산했고, 다른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 또한 실패를 거듭하며 혼인할 시기마저도 놓쳐버렸다.
병든 노모인 곽복희(82)씨를 모시고 살아가고 있는 조씨는 하는 일마다 잘 안 되자 2006년 스스로 천주교회를 찾아가 그해 12월24일 영세를 받았다.
천주교회와 인연을 맺은 조씨는 올해 초부터 보은군 노인장애인복지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할 수 있는 것이 자동차 운전뿐이니 그것밖에 할 것이 없었어요. 신앙생활을 하기 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지만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저 또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남을 도우며 사니 쓸데없는 욕심이 사라졌고, 매일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다 보니 제 마음도 참 편해졌습니다.”
조씨는 차량운행이 없을 때에도 복지관 주방일을 돕는 등 지역의 어르신들과 장애인들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기쁘고 즐거운 것임을 깨달은 조씨.
인생 50년을 허송세월로 보내고 이제야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게 됐다는 조씨의 앞날에 더 좋은 날이 이어지길 빌어본다.
전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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