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에서도 본 지면을 통해 의전의 약소화를 주장한 바 있다.
그동안의 모든 행사를 보면 내빈소개와 축사는 거의 빠지지 않는 관행처럼 행해지고 있다. 이같은 의전은 내빈에게는 중요한 일이고 행사를 주관한 측은 잘해야 본전인 격식이다.
자칫하면 눈총을 받게 되고 심지어는 항의를 받기도 한다. 혹시나 내빈소개에서 빠졌거나 의전 순서대로 소개하지 않을 경우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있어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어떤 경우는 참석하지도 않은 기관장이나 단체장을 소개하는 민망한 경우도 나온다.
축사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지위의 다른 인사에게는 축사 기회를 주고 자신에게는 요청하지 않으면 얼굴 빛이 달라진다.
내빈들이 이렇게 의전에 매달려 있을 때 행사에 참석한 일반 사람들에게는 짜증스럽고 불쾌감까지 준다. 내빈소개와 축사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빈소개와 축사가 전체 행사 시간 중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내빈소개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는 주최측이 행사의 성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인사들까지 대거 초청하는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관행적으로 거의 모든 기관단체장들에게 초청장을 보내고 심지어는 전화로까지 참석여부를 확인하기 까지 한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에게 손님대접을 하려다 보니 자연히 내빈소개라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내빈 축사로도 이어져 행사시간이 당초계획을 훨씬 초과해 행사 참석자들에게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행사의 집중도까지 떨어지게 만든다.
축사, 격려사 등 제목만 바꾼 것이고 그 내용이 그 내용이다.
단상 아래 자리하고 있는 일반 군민들은 단상에 오른 기관단체장들이 들러리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기 십상이다.
본보에서 그동안 지적했던 이같은 의전 문제가 9월 들어 계속되는 행사에서도 여전히 의전 허례가 반복되고 있다.
앞으로 매 주말마다 행사가 개최되는데 소위 개회식이라고 하는 행사에 참석한 일반 주민들은 이같은 형식에 얽매인 의전으로 시간을 소비하게 될 수 있다.
초청된 기관단체장이 주인공이 아닌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는 기념식, 개회식으로 만들어 보자. 관행을 바꾸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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