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들의 배움의 터전에서 배우는 평생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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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의 배움의 터전에서 배우는 평생교실
  • 보은신문
  • 승인 2007.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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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애(관기초등학교 자모회장, 4학년 신영식 자모)
안녕하세요?

학교에서 보내 준 안내장을 딸 아이가 가지고 왔어요. 안내장에 평생 교실을 한다는 것과 그 내용이 리본공예라는 걸 보고 별생각 없이 신청했어요. ‘한 번 가보고 재미없으면 안가야지.’ 라고 생각하며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첫날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첫날 조금 일찍 갔는데 어머니들이 지각을 많이 하셔서 분위기가 어수선 시끌시글했었어요. 평생교실 담당자 선생님께서 강사님을 소개하셨고, 대전에서 오신 김희정 강사이고, 리본공예 자격증이 있으며 여러 군데서 강의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죠. 모두가 자리에 앉고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가니 서로의 서툰 솜씨에 잘 몰라서 가날픈 선생님은 정신없이 바쁘셨죠.

어설픈 첫날의 수업은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리본으로 딸아이의 머리에 예쁜 핀을 꽂아줄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열심히 만들었죠. 리본을 꼬고, 라이타로 끝이 풀리지 않게 처리하고 재미있었어요. 관기초등학교 선생님들도 참여하시고 대구에 계신 어머니 갖다드린다고 본교 서재명 남자 선생님도 참여하셔서 관기초등학교 자모 20여분과 함께 화기애애하게 평생교실이 시작되었죠. 첫날 수업을 마치고 각자 손에 쥐여진 멋진 머리핀과 머리방울이 너무나 신기했어요. 나도 이렇게 예쁜 것들을 만들 수 있구나! 가능성을 깨닫게 되었죠.

집에 와서 딸아이의 머리를 곱게 빗겨 머리끈을 묶어주고 핀을 꽂아 주니 신데렐라 저리 가라 였죠. 너무 이쁘고 귀여워서 뿌듯했어요.

그렇게 매번 새로운 작품들을 만들고 집에 와서는 은근히 자랑하며 제일 호응이 좋은 딸 아이 한테 칭찬 받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별 반응 없는 남편에게 보여주며 그날의 힘들게 만든 무용담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기도 하고 너무 예쁜 작품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어울리는 곳이 없어 마땅한 장소가 생길 때까지 임시로 신발장 위에 걸어두고 온 가족을 데리고 가서 “이쁘지?” 라며 자랑하고 옆구리 찔러 절 받기도 하며 그렇게 열심히 일주일에 두 번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를 향하다 보니 이제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있어요. 그동안 시계, 볼펜, 꽃, 머리핀, 머리방울, 유리창에 걸어두는 발, 코사지, 부케 등등 많은 것들을 만들었죠.

배움의 큰 즐거움도 있었지만 내 아이들의 배움의 터전에서 같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과 우리 애들이 이렇게 생활하고 있구나! 생각하며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바빠서 함께 하지 못한 어머니들이 생각나요. 다음 기회에는 꼭 함께 좋은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지금도 부족한 솜씨지만 가족에게 선물하기 위해 제일 어려운 꽃모양 휴대폰 고리를 만들며 끙끙거리지만 기뻐할 남편의 얼굴을 떠 올리며 인내심을 가지고 있죠. 이렇게 모르고 살아도 사는 데는 지장 없겠지만 알게 되므로 생활의 활력과 작은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학교의 배려로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학교의 배려에 고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유익하고 알찬 시간을 가지게 해주셔서.

다음에는 어떤 즐거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하며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애들 보다 더 가르치기 힘든 아줌마들 ∼ 잘 가르쳐 주신 강사 선생님 진짜 수고 많으셨어요. 마지막 수업에는 헤어지기 아쉬워 서로의 연락처를 남기고 다음에 또 만나자고 약속까지 하는 정다운 사이가 된 강사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드려요.

리본 공예 정말 매력 있어요. 너무 아쉬워요. 좀더 배울 수 없는지 ....
2007년 7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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