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에서-축사 난무하는 행사 이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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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현장에서-축사 난무하는 행사 이젠 그만
  • 송진선
  • 승인 2007.06.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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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행사가 없었던 주말이 없었을 정도로 각종 행사가 계획돼 있었다.

주5일 근무제가 되니까 행사는 더 많아진 듯 하다. 행사에 참석하면서 느끼는 부분이었지만 행사를 주최하는 측의 인사말 외에 참석한 기관장의 축사, 격려사 등으로 이어지는 인사치레에 지루하기 짝이 없다.

여기에다 누가 오셨다며 내빈 소개라는 순서까지 만들어 어려운 걸음을 한 인사들을 일일이 소개한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시간이 흐른다.

별도로 만들어 놓은 의자에 앉지 못하고 객석에 있는 열외가 되어버린 주인공들은 참 지루하게 공치사를 하고 행사의 주인공들은 말 잔치를 듣고 있어야 한다. 몇 명하지 않았는데 객석은 웅성거린다.

그렇다고 귀담아 들어야 할 정말 축하를 해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알찬 인사말들은 없다. 거의 똑같을 정도로 겉치레 인사말 일색이다. 개막식이 끝나거나 아니면 자신의 축사를 끝내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일쑤다.

누가 이런 형식을 만들어놓았는지, 단체의 일원으로서 사명감을 다하기 위해 일하다 말고 귀한 시간을 쪼개 참석한 주인공들은 그래서 아주 짧게 한마디하는 인사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최근 아랫녘을 중심으로 자치단체가 주최하는 축제 행사에서 내빈소개나 축사를 없애고 내빈 객석을 없애고 수요자 중심으로 행사를 전환하고 있다는 신선한 소식이 들린다.

창원시는 각종행사 의전 개선 지침까지 만들어 각종 행사를 개최할 때 내빈 초청시 별도로 좌석을 배치하지 않고 선착순으로 앉도록 하고 소개할 때도 일괄 소개하고 격려사, 축사 등은 팜플렛 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한다.

울산시에서는 고래축제 개막식에서는 지역 기관장외에도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으나 과감하게 내빈들의 축사를 생략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하동 쌍계사에서 개최된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에서는 일체의 개막식 없이 참석한 VIP들이 배우로 참여해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남해 보물섬 마늘축제에서는 내빈소개와 축사를 없애고 대신 맨 앞줄에는 장애인, 노인, 부녀자 석을 마련하고 내빈들은 아예 뒤편에 자리잡아 지역주민과 관람객들이 지역축제의 주인임을 일깨웠다고 한다.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관행을 탈피한 이런 모습은 참 신선하다는 생각이다.

행사는 그 단체에 소속된 회원들이 주인공이다. 내빈이랍시고 VIP석에 앉아 있는 이들이 주인공이 아니다. 우리지역에서도 지자체나 단체들이 주관하는 행사에서 과감하게 축사를 없애는 이런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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