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名分)을 행사하는 것이 능사(能事)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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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名分)을 행사하는 것이 능사(能事)일까?
  • 보은신문
  • 승인 2007.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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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홍 춘 본사 이사
열자(列子)편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원정목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어느 곳을 지나다가 굶주림에 지쳐 길가에 쓰러졌다.  호보라는 곳에 사는 구(丘)라는 도둑이 그를 발견하고는 커다란 병에 죽을 담아 와서 그에게 먹여주었다. 원정목은 세 모금 정도 받아먹은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원정목에게 “선생은 무엇하시는 분이십니까?”하고 묻자 “나는 호보에 사는 구라는 사람입니다”라고 하자 원정목은 깜짝 놀라며 하는 말이 “호보에 사신다면 당신은 도둑이 아닙니까?” 나 같은 의(義)로운 사람이 어떻게 당신의 음식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하면서 그는 땅에 손을 짚은 채, 먹은 것을 토해 내려고 애를 썼으나 속에 있는 음식은 나오지 않았고 그는 마침내 캑캑거리다가 엎어진 채로 죽어 버렸다는 이야기다.  자고로 인간에 역사는 명분 때문에 삶과 죽음의 갈림과 역사의 변화를 가져온 경우가 흔히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오늘(6.14) 나는 농협노동조합이 주관이 되어 농협보은군지부에서 조합원들이 중앙회에 대한 쟁의하는 모습을 보며 서글픔이 느껴지는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다. 그들의 요구와 구호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참으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 허나 작금에 농협대추사건으로 인하여 전국적으로 신뢰도가 실추되어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전체가 판로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선 온 군민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할 지경이다. 그 신뢰도 회복의 핵심이 되어야 할 농협노동조합원들이 주최가 되어 하필이면 이곳 보은에서 항의 성 집회를 이곳 보은에서 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너무 지나친 생각일까? 지나친 말로 명분이 밥 먹여 주는 것은 아니다. 명분도 분위기와 시기가 잘 맞아떨어질 때 남들에게 설득력과 호응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흔히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는 말이 있다. 농협중앙회에 대한 시시비비보다는 한번쯤 우리지역의 아픔이 하루 빨리 치유되고 군민모두에게 신뢰받고 애용할 수 있는 농협으로 탈바꿈하고 노동조합 역시 무엇이 우리지역에서 가장 시급한 것인지 판단하여 군민 모두에게 사랑 받는 노동조합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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