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읍 삼산리 파크랜드 상가 처마 둥지 틀고 새끼 키우는 중
“지난해에도 왔었는데 올해 다시 우리집을 찾았어요. 사라졌던 제비가 돌아오는 것을 보니 경기도 좋아지지 않을까요”보은읍 삼산리 파크랜드(대표 신은석·황영신 )상가 처마에 제비가 둥지를 틀었다. 개발되지 않은 시골도 아니고 삼산리면 그래도 보은에서는 번화가인데 옛날 초가지붕 처마에 둥지를 틀었던 바로 그 제비집이다.
매일 제비집을 보며 문안을 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집주인과 함께 이곳을 오가는 이들도 제비를 만나는 기쁨을 느끼고 있다.
신은석사장은 좀처럼 보기 힘든 제비가 바로 우리집에 둥지를 튼 것도 좋고 제비소리도 좋고 또 여러 사람들이 제비가 왔다고 좋아들 한다고 말했다.
삼산초등학교 어린이들은 학교가 끝나고 일부러 이곳을 와서 처마 밑 제비집을 보고 집을 지키고 있는 제비를 보며 신기해하고 중고등학생들은 사진을 찍어가기도 하는 등 제비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처음 제비가 이곳을 찾은 것은 지난해 3월경. 다소 쌀쌀할 때 이곳을 찾아 처음에는 조명등에 집을 지으려고 한 것을 상가의 특성상 조명을 켜야 하기 때문에 조명에 못 짓게 하자 처마로 옮겨 집을 지은 것.
알을 낳은 제비엄마는 알을 품어 4마리의 새끼를 부화했고 어디선가 제비 아빠도 함께 살며 부부가 돌아가며 먹이를 물어다 먹여 새끼들이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키우고 7월 중순 경 이곳을 떠났다.
대한민국에서 제 집은 보은군 보은읍 삼산리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올해도 3월경 파크랜드 상가 처마에 지은 집을 용케도 찾아와 알을 부화하고 새끼를 나은 것.
지금은 열심히 부부가 먹이를 물어다 먹이며 새끼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어미가 먹이를 구하러 나가면 아비가 새끼들을 보호하고 다시 엄마가 돌아오면 아비가 나가 먹이를 물어온다.
집주인들도 상가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잠자리를 상가 계단에 올려놓으면 제비부부가 서로 물어다 새끼 제비들에게 먹인다고 한다.
신은석사장은 오랫동안 제비를 지켜보니까 새끼만 남겨두고 어미와 아비가 모두 나가는 예가 없어 지극한 자식사랑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 사장은 제비는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빈집으로 방치된 집에는 절대로 집을 짓지 않는다고 하는데 지금 지은 제비집도 사람들이 드나드는 통로 쪽에 지었다며 영리함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끼들이 크면 똥도 싸고 털도 빠지는 등 상가 바닥은 지저분하고 청소하는 것도 일이긴 하지만 제비가 찾아오는 것이 기쁘다며 사라졌던 제비가 찾아오는 것을 보면 그동안 침체됐던 경제도 살아나려는 징조가 아니겠냐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내년 또 제비가 찾아오길 바란다며 희망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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