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행사 봉사활동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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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행사 봉사활동을 하고
  • 보은신문
  • 승인 2007.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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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희 정(보은여고 1학년)
매년 어린이날이 다가올 때가 되면 내가 마치 작고 어린애마냥 기분이 들뜨고 즐겁다. 올해에도 어린이날이 다가오자 엄마께 장난삼아 “무엇을 사 주실 거예요?” 라고 말씀을 드렸다. 엄마께서는 웃으시며 농담으로 지나치셨다.

하지만 17년 동안 내가 맞이했던 어린이 날 중 올해의 어린이날이 가장 특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뭔가 뿌듯하고 기쁨으로 하루가 벅찼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이렇게 뿌듯하고 기쁨 마음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특별히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해서 뭔가를 했다는 것이 행복할 뿐이다.

5월 5일, 어린이날 말 그대로 예쁘고 멋지게 자랄, 그리고 그렇게 하루하루 자라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날이다. 그런 날에 나는 ‘봉사’라는 걸 했다. 어린이날 큰잔치 프로그램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에 처음에는 ‘아이스크림코너’를 맡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이란 존재는 시원하고 달콤한 것으로 누구나 좋아한다. 너무나 좋아해서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아이스크림,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아이스크림을 아이들에게 나누어준다면 더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렇지만 마음속에서 여러 차례 봉사활동의 메뉴가 바뀌어갔다. 결국 친구랑 ‘연꽃 만들기’ 코너를 선택하였다. 걱정이 되었다. 만들기에 자신감이 없어서 불안하고 후회스럽기조차 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포기할 순 없었다. 함께 봉사활동을 하게 된 민지가 작년에도 해 봤다며 어렵지 않다고 격려해 주었다. 민지의 말에 힘을 얻어 만들어보니 생각보다 재미있고 일도 어렵지 않았다. 아이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다른 코너에도 아이들이 많았지만 연꽃 만들기 코너는 쉴 새 없이 아이들이 북적거렸다. 손가락은 온통 풀칠로 범벅이 되었고 한 장 한 장 종이컵 위에 예쁜 꽃잎을 붙여 나갔다. 쉴 새 없이 손을 놀리며 작업을 하니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아 쉬고 싶었지만 함께 봉사하는 친구들과 함께 어린이들을 맞아 정말 열심히 만들어 주었다. 아주 조그맣고 통통한 여자아이가 작은 손으로 꽃을 만들기에 “우와, 너 정말 잘 만드는 구나” 했더니 쑥스러운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도 그 아이의 미소가 생생하고 뚜렷하게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다. 많은 어린이들이 연꽃 만들기에 참여하면서 나를 어떻게 생각하였을까 궁금하였다.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처음 해보았기에 부족한 점도 많았겠지만 나와 함께 했던 아이들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했단 생각이 든다. 가르쳐달라고 하는 모습, 열심히 만드는 모습, 웃는 모습,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짜증내던 모습까지도 모두 사랑스럽고 귀엽게만 느껴졌다. 나의 어릴 적 모습도 저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항상 힘든 일은 하기 싫어했다. 그렇지만 이번 어린이날 봉사활동을 하고 나서 내년에도 다시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런 뿌듯함과 기쁨을 느낄 수 없었다면 다시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학교 때부터 시작한 봉사활동은 사실 의무감으로 해왔다. 올해 처음으로 어린이날 봉사활동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꼈고 진정어린 봉사활동은 몸은 고단해도 행복을 나누어준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년 5월 5일에도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을 내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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