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FTA 협상 타결… 우리지역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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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FTA 협상 타결… 우리지역 동향
  • 송진선
  • 승인 2007.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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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종목인 한우 등 농업 전반 직격탄
찬반 논란을 둘러싸고 숱한 사회적 갈등을 겪은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결국 지난 2일 타결됐다.

이로써 우리나라 산업 전반이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 각 연구기관마다 산업구조가 취약한 농업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에따라 농업인구가 전체 인구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농업경제가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우리지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들은 특히 한우를 필두로 한 농업분야의 경우 FTA 협정 타결로 앞으로 미국 산 농산물의 수입이 2배 가까이 늘고 국내 생산은 2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03년 한·칠레 FTA 이후 칠레산 포도나 키위, 와인 등의 소비시장 점유율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할 때 농업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가장 민감한 한우는 FTA 타결을 우려해 입식을 하지 않거나 처분을 하는 등 가격이 하락하는 등 충격의 조짐은 이미 일고 있었다.

또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 시장의 빗장이 열릴 경우 생산 포기 농가가 대체작목으로 유입돼 신선채소류 전반의 공급 과잉과 가격폭락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에따라 유예기간 내에 친환경, 명품화 등으로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농업분야는 좌초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농업분야 무엇을 담았나
한미 FTA 농업분야 중 우리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쌀은 양허대상에서 제외된 반면 쇠고기, 고추, 마늘, 양파는 15년, 인삼은 18년, 사과와 배는 20년 포도는 17년에 걸쳐 각각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돼지고기의 경우 냉장육은 10년에 걸쳐 냉동육은 2014년 1월까지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또 176%의 탈지·전지분유, 89%의 연유, 305%인 식용감자, 47%인 식용대두, 243%인 천연 꿀은 현행 관세를 유지했지만 기존 수입 실적과 수입전환 효과 등을 고려해 수량의 무관세 쿼터를 미국 측에 제공하기로 했다.

또 사전에 정해진 일정 기준 물량이상 수입될 경우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는 쇠고기, 돼지고기 등 민감한 품목과 사과, 고추, 마늘, 양파, 인삼, 보리 등의 고관세 품목에 적용한다.

이중 사과, 고추, 마늘, 양파, 인삼 등의 경우 관세가 없어진 뒤에도 길게는 3년까지 세이프가드가 유지된다.

막판까지 최대 협상의 쟁점이었던 농산물 분야에서 미국은 쌀을 압박카드로 사용하면서 쇠고기 등 축산물과 오렌지 사과, 배 등 농산물 시장의 문을 열어젖히는데 성공했다.

특히 쇠고기의 경우 FTA 협상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협상과 직접 연계시켜 검역과 수입관세 철폐로 압박, 결국 40%인 수입 관세를 15년간 단계적 철폐하고 수입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미국산 쇠고기 검역문제는 오는 5월말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평가등급이 최종 결정되면 ‘뼈있는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대통령의 구두 약속까지 받아냈다.

이같이 협상안에 농민들은 결국 농업을 양보하고 일부 업종을 얻는 꼴이 됐다며 비탄에 빠졌다.

그동안 한미 FTA 협상 반대운동을 주도해왔던 이상욱 한국농업경영인회 보은군연합회장은 “몇 개 품목을 건지기 위해 농축수산업은 완전히 내 팽개친 꼴”이라며 “국회의원들도 대다수가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나와 올해 정기국회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국회의원들이 농민들의 눈치를 보느라 비준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으나 내년 총선 이후에는 정기국회까지도 안가고 임시국회를 열어서라도 비준에 동의할 것이 뻔하다”며 허탈해 했다.

특히 "과수, 한우, 양돈, 양계, 양봉 등 어느 것 하나 농업이 안전을 보장받은 것이 없으니 시장이 개방되면 농업 전반에 영향을 미쳐 농업 붕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전업 축산농이 경우 시설자금, 운전자금 등으로 1억원 이상 많은 사람은 3억원 이상 금융기관에 빚을 지고 있어 이번 협상이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경우 농가마다 금융기관 빚을 상환하지 못하는 것은 연대보증으로 인해 줄도산도 예상되는 형편이다.

거기다 2005년 군내 한 농업기관에서 농산물 분야 농업소득을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 농업소득을 올리는 120농가 중 100농가 이상이 축산농가였을 정도로 축산업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보면 이번 한미 FTA 협상으로 인한 축산업의 영향이 곧 지역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축산농가들은 이번 협상이 98년 IMF에 버금가는 핵폭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한우 직격탄
미국산 쇠고기 냉장육이 국내 한우의 절반가격이고 냉동육은 무려 1/3에 불과해 가격 경쟁 자체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수입이 중단되기 직전인 2002년 우리나라 쇠고기 시장의 60%는 수입산이 점유했고 그 가운데 80%가 미국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연히 이번 한미 FTA 협상 타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이 한우라는데 모든 이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한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우리지역의 한우농가도 이번 협상으로 인해 타격을 입을 것은 뻔하다.

2006년말 현재 군내 한우 사육농가는 1888농가에서 1만8906두를 사육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고 이는 같은 기간 1855호 1만6913두를 사육하던 전년에 비하면 33농가, 1993두가 증가하는 등 그동안 고가유지로 농가 소득에 상당한 기여를 한 한우 사육에 농민들의 관심이 컸다.

더욱이 민선4기 들어 이향래 군수가 한우 특화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농민들의 한우사육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그러나 이번 협상으로 직격탄을 입은 한우 사육농가들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2월 설 명절 전에 한우를 출하하고 나면 이 맘 때면 다시 한우 입식을 해오던 것이 보통인데 올해는 우시장에 출하하는 소도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아 한미 FTA 타결영향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보은축협에 따르면 3월26일 장날 설 명절에 비해 600㎏을 기준으로 할 때 마리당 60만원 가까이 하락했으며 암송아지 4마리, 수송아지 22마리가 거래된 가운데 암송아지 272만원, 수송아지 227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그러나 4월1일장에서는 송아지 가격도 암송아지는 246만원으로 거의 30만원, 수송아지는 216만원으로 10만원 가량 떨어진 가격에 거래됐다.

한우 가격 하락의 신호탄으로 보여져 한우 사육농가들은 밤잠이 안온다고 할 정도이다.

사료값이 1년 사이에 포대 당 6500원에서 7500원으로 크게 올랐는데 FTA타결로 한우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축산농가들의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광언 속리산 황토조랑우랑 작목회장은 지육값이 1㎏에 1만원일 때 미국산은 2200원 밖에 안돼 40% 관세를 적용해도 4400원에 불과해 한우는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형편이라며 농업의 근간이라고 하는 쌀 산업이 무너진데 이어 이번에 한우 등 축산업마저 무너져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광언 회장은 불안하다고 당장 투매 형식으로 소를 파는 등 홍수출하를 자제할 것을 주문하고 브랜드화 및 품질 고급화로 승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입될 미국산은 1등급 수준이지만 우리나라 고급육은 그보다 품질이 더 좋은 원 플러스, 투 플러스까지 나오고 특히 보은은 밤낮의 온도차이가 크고 청정지역인 환경적 요인으로 보은의 고급육 거세우는 전국적으로도 이름이 나있기 때문.

실제로 2006년 축산물 공판장에 출하한 군내 거세우 총 1519마리 중 1등급 비율이 72%로 도내에서는 최고수준이고 전국 평균 이상 출현되고 있어 고급육을 생산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 양돈·양계농가 피해도 불보듯
돼지고기의 경우도 냉장육은 10년에 걸쳐 냉동육은 2014년 1월까지 관세를 없애기로 해 생산기반이 열악한 우리나라 양돈업계의 어려움도 불보듯 뻔하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FTA 타결 이후 한우 가격이 30%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쇠고기 가격이 떨어지면 돼기고기 소비층이 쇠고기로 옮겨갈 소지가 높아 돼지고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양돈업계는 이번 협상 타결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언론에서 전한 바 있다. 미국산 돼지고기의 한국 수출이 수억원에 달할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
그동안 우리나라는 미국 양돈업계에 4위의 수출시장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산 돼지고기 수출규모는 지난 1995년 세계무역기구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통해 우리나라 수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물량 기준으로 2217%, 금액으로는 2606% 늘어났다고 한다.

돼지의 경우 그동안 비교적 고가의 가격을 유지하다 최근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또한 봄철이후 가격이 상승되는 예에 비춰보면 한미 FTA 영향이 큰 듯 하다.

군내 양돈 농가는 2006년말 현재 51호에서 2만7923두를 사육하고 있다. 양돈업계에서는 사료값은 올해 안에 15%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여 실질 농가의 소득이 30%이상 떨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이상욱 한농연 군 연합회장은 관세가 없어지면 수입 돼지고기는 국내산 보다 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지는 우리나라 양돈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실질적으로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정부의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고 품질 고급화를 위한 보조 시행 등으로 양돈업계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과도 피해
없어서 못팔 정도로 고품질을 자랑하는 보은의 황토사과도 이번 협상타결의 피해를 비켜가지 못하게됐다.

조강천 보은황토사과발전협의회장은 20년간 관세를 점진적으로 철폐하면서 수입 사과가 국내 수입이 되는 것인데 국내 사과농가에도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산 사과는 중품정도가 수입될 것으로 보이는데 고품질의 사과를 생산할 기력이 없는 고령의 사과농가는 경쟁력이 떨어져 과원을 폐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

더욱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그동안 대과(大菓)를 선호하는 추세였지만 생활수준 향상 및 1인가구가 늘어나는 등 사회적 현상으로 인해 대과에서 중과(中菓)를 선호하는 소비패턴의 변화로 대부분 중과인데다 가격까지 저렴한 수입 사과의 물량공세를 극복하는 것이 큰 숙제다.

따라서 조강천 회장은 농가에서는 고품질의 사과를 생산하고 정부에서 중저품을 생산하는 생산농가가 폐원할 시 충분한 지원으로 영농보상을 해주고 공산품 등을 수출하는데서 얻는 이익금을 직불금으로 돌려주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리 : 송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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