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살 정이품송 좌우대칭 수형 잃었다
상태바
600살 정이품송 좌우대칭 수형 잃었다
  • 송진선
  • 승인 2007.03.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3년부터 폭설, 강풍에 의해 수차례 가지 부러져
이번 3·28 강풍은 600살 고령 정이품송의 아름다운 수형을 완전히 빼앗아 버렸다.

우산 모양으로 좌우대칭을 이루는 중요한 위치의 가지를 또 하나 잃은 것.

이로써 하천 쪽의 가지는 상층부의 잔가지 외에는 하나도 남김없이 그동안 폭설과 강풍으로 아름다운 수형의 고고한 자태를 잃고 말았다.

천연기념물 103호로 600년간 속리산 입구에서 묵묵히 속리산을 지켜왔던 정신적 지주요 버팀목인 정이품송. 노쇠해진 몸으로 자신의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힘에 부칠까 안타까운 생각이 들 정도다.

정교한 좌우대칭의 모습을 보인 정이품송이 균형을 잃은 것은 1993년 2월부터 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눈보라와 함께 몰아닥친 돌풍으로 지상 5m위치에 있는 왼쪽 하단의 길이 5∼6m, 지름 24㎝, 둘레 70㎝인 가지가 부러진 것. 이때도 나뭇가지 보호를 위해 설치한 지주목이 넘어지면서 속리산 입구방향에서 볼 때 왼팔이 부러진 형상이 된 것.

이렇게 좌우대칭의 균형을 잃은 정이품송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994년 8월 태풍으로 길이 3m, 지름 20㎝인 정이품송 북쪽가지가 뒤틀렸고 곧바로 철주를 세우고 가지를 붙이는 응급처치를 취했으나 1995년 5월 돌풍으로 이 나무 가지가 거의 부러질 정도로 찢어졌다. 결국 소생되지 못했다.

제 모양을 잃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한 정이품송은 2001년 1월 폭설로 인해 중간부분에서 동북쪽으로 뻗은 지름 3㎝, 길이 1m 크기의 가지 1개와 길이 30∼50㎝ 크기의 잔가지 5개가 부러지고 꺾이는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2004년 3·5폭설시 뒤틀려 찢어졌던 가지가 2005년 4월 봄바람을 이기지 못한 채 또다시 부러졌으며 지난 28일에는 마지막까지 왼쪽의 버팀목으로 힘겹게 지탱했던 큰 가지마저 부러졌다.

정이품송이 이렇게 쇠진해진 것이 솔잎혹파리 등 각종 병해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70년대 초 정이품송의 우회도로 확·포장 공사 시 나무 주변에 복토를 하고 속리천에 농업용 보를 설치해 소나무가 호흡하고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지장을 받고 뿌리가 습해를 입는 등 인간이 정이품송을 지금과 같이 병들게 만드는 것이이라고 볼 때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동안 600살 고령인 정이품송의 수세회복을 위해 수간주사 등 영양제를 투여하고 속리천의 보(洑)를 철거했으며 복토한 흙을 제거하는 등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할 정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나무로 국민들에게 마음 속에 심어져 있는 우리 지역의 큰 재산인 정이품송의 계속되는 수난이 이젠 좀 멈춰지길 기대할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