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탐방(89) 회북면 부수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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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탐방(89) 회북면 부수2리
  • 보은신문
  • 승인 2007.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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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미래를 여는 하얀민들레 마을
과거 경지정리가 되지 않고 저수지가 없던 시절, 다른 곳에서는 물이 없어 모를 심지 못하고 있을 때에도 땅에서 솟는 자생수로 어려움 없이 모내기를 했던 부수2리. 그래서 예로부터 부를 누렸다고 하여 부수리로 불리었다고 한다.

옛날 마을에 큰 연못이 있어 그 안쪽 마을을 안모산, 바깥쪽 마을을 바깥모산으로 부르며 오늘에 이른 부수2리는 옛 백제땅 미곡현의 6개면 중 읍내면에 속하였던 시절 저리와 벌리로 나뉘어 불리었는데 돼지가 누워 젖을 먹이는 형상의 작은 산이 있는 저리는 안모산, 마을 앞에 펼쳐진 들이 넓은 벌리는 바깥모산으로 불리운다.

마을에서는 대전의 동쪽에 위치한 높이 623.6m의 식장산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뛰어나다. 주민들은 부수2리를 생태마을로 만들 계획이다. 마을 이름은 '하얀민들레 마을'

이 기쁜 소식에 꽃샘추위도 주춤하는 듯하다.

주민들에게 든든한 힘이 돼주는 우종선 이장과 항상 바쁘게 뛰어다닌다는 마을 총무 안충기씨, 청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부수2리에서 전원생활을 하며 생태마을 추진을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는 정영수씨 그리고 함께 동참하고 협조하는 전 주민의 노력이 언젠가는 자연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생태마을을 탄생시킬 것이다.

마을 봉사자로는 우종선(64) 이장과 우종헌(75) 노인회장, 정명자(51) 부녀회장, 우관제(53) 새마을지도자가 있다.

# 부촌일군 주민들의 끊임없는 노력
제일 처음 담배로 시작된 부수2리의 주 소득 작물은 담배 농사 이후 몇 번의 변화를 겪었다.

회북면 최대의 보리수매 마을과 최대의 양잠마을 타이틀을 갖고 있는 부수2리.

보리를 경작할 당시에는 어느 농가에서나 보리를 재배해 마을이 온통 보리밭이었을 정도였는데 땅이 기름져 보리수매 때 부수리의 보리는 확인해보지 않고도 1등을 주었을 만큼 유명했다고 한다.

70년대 보리 수매에 의한 소득이 낮아지자 주민들은 보리밭에 뽕나무를 심기 시작해 마을이 온통 뽕나무로 뒤덮이기도 했다.

그러나 부모들의 열성적인 교육열은 학비부담으로 이어져 누에 소득만으로는 살림이 어려웠다. 그래서 고소득을 창출하고 전통적인 영농에서 탈피,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한 일부 의식 있는 주민들이 새로운 작목을 찾다 87년 눈을 돌린 것이 과수 관광단지 조성이었다.

이를 위해 주민들은 출향인들에게 취지를 설명하며 고향발전을 위해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출향인들은 선뜻 큰돈을 내놓으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모은 돈이 350만원 가량 되었고 89년 묘목을 구입해 농가마다 골고루 분배, 과수 관광단지 조성의 꿈을 실현하기에 이른다.

회인의 상징인 감나무는 물론 사과나무, 배나무, 자두나무, 복숭아나무 그리고 마을 뒤의 부수봉을 뒤덮은 밤나무 등 온갖 과실나무가 마을에 가득 들어차 어느 것 못지 않은 명실상부한 과수단지가 되었다.

이와 같이 부수2리는 농업발전과 소득증대를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한 몫 함으로써 부농을 일구는 마을로 자리 매김을 한 것이다.

회북면에서 제일 먼저 과수 농사를 시작했던 주민들은 5, 6년 전까지 과수 농사를 해왔으며 지금은 감나무 재배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5000평 가량의 땅에 감나무를 더 심을 계획인데 그렇게 되면 밭의 60%이상을 감나무가 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가을이면 상인들에게 감나무 째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주민들이 뜻을 모아 곶감건조장을 마을에 설치해 앞으로는 곶감으로 가공해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처음 가공한 곶감을 판매한 결과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130만원 가량의 선물용 곶감을 홍보용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회인감을 대표하는 부수감은 인천, 상주, 영동 등 여러 지역에서 그 맛과 품질을 이미 인정 받아왔다. 부수2리 주민들은 곶감 건조시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해 자연 그대로의 빛깔과 맛을 유지하도록 해 상품 가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23가구로 구성된 곶감작목반은 공동 작업, 공동 판매, 공동 브랜드 등을 목표로 작목반원 모두가 힘을 모은다.

# 늘 앞서가는 주민의식
부수2리 하얀민들레 마을 주민들의 경쟁력은 바로 항상 깨어 있는 주민 의식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남보다 앞서가는 데 그들은 주저하지 않는다.

농협에서조차 몰랐던 소득 작물 소포장 개발과 계통출하를 실행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였으며 여러 면에서 다른 마을을 이끄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왔다.

주민들은 온순하고 단합이 잘 돼 마을발전을 위해서라면 사익을 버리며 새로운 것에 대해 타 지역 주민보다 빨리 받아들여 마을발전을 앞당긴다. 그 예가 바로 주민 자력으로 전기를 끌어들였다는 사실이다. 일제 때 1929년 군내에서 처음으로 전기 불을 밝힌 곳이 회인이었고 이중 중앙리와 눌곡리에서만 전기를 사용했으나 해방 후 65년 무렵 주부들이 한 줌씩 쌀을 모아 저축한 돈으로 전기를 끌어들였던 것. 이럴 정도로 주민들이 힘을 모으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다.

잘살기 위한 개척정신이 큰 만큼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은 바로 교육이라는 인식으로 주민들은 자녀교육에 특히 관심이 높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는 등 고등교육에 관심을 가졌다.

70∼80년대 농촌에서 자녀들의 대학진학에 관심이 미치지 못한 시기에 이미 부수2리는 자녀교육에 눈을 떴고 그 바람에 45호였던 부수2리에는 한 가정에 2∼3명의 대학생이 있을 정도였다. 부수2리 대학생수가 회북면 32개리 중 31개리 대학생수를 합친 것 보다 많았다고 하니 보은 최고의 마을단위 대학생수를 자랑해 군내 주민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얼마 전에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정성민(28)씨가 판사로 임명돼 의정부 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근무하게 되었으며, 생태마을 추진에 앞장서는 정영수 전 변호사가 작은 아버지이기도 하다.

# 하얀민들레 마을을 생태마을로
저리와 벌리, 안모산과 바깥모산, 부수리로 불려온 부수2리는 이제 하얀민들레 마을로 불린다. 주민들은 하얀민들레을 친환경 생태마을로 가꿀 계획을 수립 중이다.

옛날부터 마을에는 자생하는 재래종 하얀민들레가 무척 많았다고 한다. 재래종 민들레가 서양민들레의 분포에 밀려 좀처럼 보기 힘든 요즘, 마을에 하얀민들레가 많이 피는 것을 보고 이를 귀히 여겨 마을 이름을 하얀민들레 마을로 지은 것이다.

생태마을을 조성하고자 그간 이충구(기계공학), 반영운(도시공학 생태환경) 충북대 교수의 도움으로 하얀민들레 마을에 적합한 모델을 수립, 조성 계획서를 작성해 얼마 전에는 행정자치부에서 추진하는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에 신청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선정되는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지만 꿈을 향한 주민들의 도전은 계속 진행형이다. 앞으로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하는 주민들.

우종선 이장을 비롯해 마을 총무 안충기씨, 정영수 전 변호사, 정명자 부녀회장 등 마을 주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동참해 충남 청양, 홍성 등지의 생태마을을 견학하는 등 생태마을을 만들고자 주민들은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마을 입구에는 연못이 하나 있는데 이것은 나무 심기 등 환경보존을 위해 땅을 활용할 목적으로 금강유역환경청에서 매입한 토지다. 금강유역청은 생태마을을 만들어 오폐수를 자연정화 할 계획인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마을 실정에 맞게 그 자리에 연못을 만든 것이다.

마을 뒤편으로는 엄나무, 옻나무 구지뽕나무, 산수유 등 약초나무를 식재해 경관을 조성하고 소득도 창출하며 우선 8000여 평의 토지에 시범적으로 친환경농법을 시행할 예정이다. 그전부터 기후가 적합해 마을에 자생하는 자연산 미꾸라지가 많았기에 미꾸라지를 친환경농법에 활용할 생각이다. 그리고 효율적인 분뇨 정화를 위한 축사 집단화 및 주거 환경 개선 등 앞으로 하얀민들레 마을이 변화될 모습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하얀민들레 마을을 방문하는 이들은 돌담과 조경수, 원두막이 있는 이야기가 있는 길을 거닐고, 체험 학습장에서 농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즐기고, 찻집에서 향기로운 허브차도 마시고, 전통 박물관에서 추억이 깃든 오래된 물건들을 감상하게 될 것이다.

마을 앞을 지나는 고속도로가 미관을 해칠 듯 하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고속도로 아래 넓은 공간에 자연경관을 조성하고 자전거 도로를 설치할 생각인가 하면 그곳에 천하제일문을 만들겠다는 엉뚱하지만 기발한 생각도 하고 있다. 또한 고속도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마을 경치가 말로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넘칠 정도로 빼어나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바가 크다.

환경도 팔고 생태 모델도 팔고 소득 작물도 팔아 고소득을 올리고 친환경농법으로 환경도 살리는 생태마을이 주민들의 바람으로 하얀민들레 마을에 꼭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이 사업은 순수 주민들의 뜻으로 계획한 사업이라 그 가치가 더욱더 빛난다.

하얀민들레 마을을 친환경 생태마을로 만들고자 부지런히 발로 뛰는 부수2리 주민들.

그들이 신고 달리는 신발은 깨끗하게 잘 손질된 구두가 아니다.

흙이 묻고 땀이 밴 신발을 신고 열심히 마을을 누비고 관계기관의 문턱을 드나든다.

하얀민들레 마을이 농촌과 자연, 사람이 더불어 사는 생태 마을로 보은군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날 우리는 우리 고장의 자랑거리를 하나 더 얻게 될 것이다.

하얀민들레 마을은 지난해 대청호보전 '우수마을'로도 선정돼 오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대청호 보전 장승 1기를 설치하는 행사를 갖는다.

하얀민들레 마을이 친환경 생태마을로 가꿔지면 주민들은 그 안에서 농촌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애인과 함께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하얀민들레 마을 주민들은 특별한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다.

부수2리는 인터넷 카페도 운영하고 있는데 다음(Daum) 사이트에 들어가서 '하얀민들레 마을'을 치면 누구나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하얀민들레 마을을 만날 수 있다.

김춘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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