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지질특성상 황철석 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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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지질특성상 황철석 천지
  • 송진선
  • 승인 2006.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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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티·구티, 고속도로 회북 구간, 보은∼청주간 4차선 도로 구간 노출
황철석 문제는 이미 국도 25호선 국도 확 포장 공사를 하면서 불거져 나왔었다.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한데 수한면 차정리 구간 수리티는 철 성분이 다량 함유된 암반(황철석) 절개 지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절개지 바닥은 물론 도로변 측구와 낙석 방지대 설치를 위해 공사한 콘크리트 가단 벽면이 빨갛게 변해있다. 암석이 녹이 슨 것같은 흉물스런 모습이다.

더욱이 아직도 황성석 노출로 인한 산성수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데 황철석이 공중에 노출되며 빗물 등 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산성 수는 암반까지 녹여내 암반이 흙처럼 푸석푸석해져 부서질 정도다.

이 정도는 양호하다. 처음 도로 개설 당시 이 산성수가 차정리에서 동정리 앞까지 하천 바닥에 흰색 앙금이 도포 돼 물고기 하나 살지 못하는 죽음의 하천으로 변화시켰었다.

그동안 중화처리 등으로 지금은 흰색 앙금이 없어지고 물고기도 살고 있지만 아직도 황철석이 공중에 노출돼 있어 산성 수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산외면 구티리에서 산외면 길탕리로 넘어가는 작은 구티재에서도 황철석을 볼 수 있다. 역시 암반이 빨갛게 녹이 슨 것처럼 보인다.

한국 지질자원연구원 환경재해연구실에서는 이곳에 도로절취사면의 산성 암반배수 발생저감을 위한 피막형상 기술 현장 실험을 하고 있다.

올해 5월에 시작해 내년 8월말까지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수리 티와 구티는 공사를 한지 오래된 구간이지만 이곳 외에도 보은·내북간 국도 4차선 공사 구간 중 산외면 중티리에서 이식간 확 포장한 곳과 내북·운암간 국도 4차선 공사 구간 중 내북 봉황 구간에서도 볼 수 있다.

또 길탕리에서 중티리로 넘어가는 작은 고개에서도 황철석 흔적을 찾아볼 수 있고 산외면 백석2리 옛날 은을 채굴했었던 곳도 황철석이 노출돼 있다. 이같이 보은군내 곳곳에서 황철석을 발견할 수가 있다.

■보은군 지질의 특성
보은군의 지질은 변성 퇴적암 류가 대상으로 분포하는 옥천지향사대(沃川地向斜帶)의 지질구조를 갖고 있는데 황철석을 많이 포함하고 석탄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북동에서 남서를 통과하고 있는데 강원도 쪽에서 전남 함평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우리 지역은 청원군에서 시작해 산외면 대원리에서 산외면 구티를 거쳐 수한면 수리 티와 회북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황철석은 황화철을 함유한 암석(FeS₂)으로 철과 유황을 주성분으로 하는 결합물로 황철석이 땅속에 있을 때는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표면에 노출되면 물과 산소가 반응해 산성 수를 만드는데 황철석에서 분리된 황이 산화되면서 인체에 유해한 이산화황이나 삼산화황이 되며 물에 녹을 경우 아황산과 황산으로 변한다.

이런 산성 산화물은 공기 중을 떠돌아다니다 비에 녹아 산성비가 되기도 하고 먼지와 섞여 가라앉으며 부식성을 보인다. 이 산성산화물을 마셨을 경우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돼 있다.

한국 지질자원연구원환경재해연구실 김재곤 박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산성수가 흘러나오면 알루미늄, 망간, 철, 기타 중금속 등이 나오는데 이것들이 하천 바닥에 가라앉으면 하천 내 생물들의 서식 공간이 좁아져 생존이 어렵다는 것.

산성 수 중화 방법은 석회석을 뿌리거나 생석회를 뿌리거나 강력한 중화 제인 가성소다를 뿌려 중화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재곤 박사는 70년대 소규모 경지정리 때 일부 노출이 되긴 했어도 심각하지 않았고 또 잘 몰랐었다며 지금도 도로사업 시 지질 등을 분석해 설계에 반영하지 않고 공사를 하다가 발견되면 중화처리방법을 쓰는데 처음부터 지역의 지질 특성을 감안해 설계에 반영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공사 단축과 중화시설이 대안

▶수리티·구티구간 절개지
국도 25호선의 수한면 차정리 수리 티와 군도인 산외면 구티리 구티재는 주민들이 쉽게 황철석을 볼 수 있는 구간이다. 산성수가 발생되고 있는데도 방치되고 있다.
따라서 수리티 및 구티 도로변 절개 지는 녹생토 등으로 시공해 황철석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 회북구간
현재 주민들이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회북 구간은 황철석으로 인한 피해방지를 위해 시 공사에서 중화시설을 설치하는 등 최선을 다해왔다.
그러나 올해 계속되는 장마로 인해 빗물이 워낙 많아 시설 처리 용량을 초과해 이 물이 도로구간 인근의 농경지로 유입되고 회인 천으로 방류됐다.

황철석 산성수가 발생한 구간은 회인 IC 암버럭 성토구간과 도로공사 영업소 암버럭 성토구간, 회북면 부수리 마을회관 앞 암버럭 성토구간이다.

7월21일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은 회북면 눌곡교 하부와 송평교 하부에서 하천 수를 채수해 수질을 분석했는데 송평교 상부에서는 눌곡교 보다 중금속 농도가 높게 나왔지만 철분 성분만 수질환경 보전법의 기준치인 2.0보다 높은 4.26이 나왔을 뿐 아연, 망간 등은 기준치보다 낮게 나왔다.

회북면 주민들은 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공개질의서를 보내는 등 시 공사에 대응하고 있다.

시 공사에서는 회인 IC 암 버럭 성토구간에 대해 양질토를 성토하는 등 황철석이 빗물과 물과 닿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고 있고 10월30일까지 우선적으로 인터체인지 구간에 콘크리트 포장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도로공사 영업소 암 버럭 성토구간도 법면 및 노면에 양질토를 성토하고 ALD(혐기성석회석 배수법)집수로와 석회석조 설치를 완료하고 부수리 마을회관 앞 암 버럭 성토구간도 ALD 집수로를 설치했다.

시 공사에서는 농작물 피해발생이 확인되면 보상을 실시하고 회인천내 변색된 자갈은 시 공사에서 경비를 지급하고 장비를 지급해 주민들이 하천정화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보은∼운암간 국도 4차선 구간
보은∼내북간 공사는 당초 1996년부터 2000년 완공 목표로 설계를 한 것이나 예산확보의 어려움으로 2009년 완공하는 것으로 계획을 크게 수정했다.
총 16.4㎞구간에 1798억원을 투입하는 공사로 기 1259억원이 투입됐으며 올해 86억원이 배정돼 앞으로도 453억원이 더 배정돼야 한다.  현재 공정은 75% 정도로 잡고 있다.
그런가하면 보은∼내북의 연장선상에 있는 내북∼운암간 4차선 확포장 공사는 내북봉황∼미원운암 구간 3.5㎞를 589억원을 들여 4차로로 확포장하는 공사인데 지금까지 126억원이 투입됐으며 올해 46억원이 배정돼 앞으로도 417억원을 더 배정돼야 한다. 공정율은 21%에 불과하다.
보은∼내북∼운암 구간 전체 공사는 당초 2008년을 완공목표로 했으나 현재 2009년으로 완공기간이 연장됐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예산 배정액으로 보면 2009년 완공도 장담하지 못할 정도다. 특히 보은∼내북구간은 공사기간이 2009년을 완공목표로 할 때 12년이다. 이 기간동안 이미 시공한 구조물은 10년이상 됐다.
그런가 하면 도로공사로 인해 불거져 나온 황철석도 그대로 방치된 채 도로곳곳을 빨갛게 물들였다. 중화시설 및 중화처리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다행히 내북∼운암 구간은 시 공사에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황철석으로 인한 산성수 발생문제를 제기해 관련 예산 요구액이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을 거쳐 현재 건설교통부까지 올라간 것으로 감리단 및 대전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예산이 배정되는 동안 산성수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공사가 크게 지체되고 있는 보은∼내북∼운암간 도로공사는 중화시설을 설치하면서 조기 예산배정으로 포장공사가 진행돼 당초 황철석이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 같이 예산 확보 타령만 하면서 황철석이 노출된 채 그대로 방치되면 산성수 문제는 끝이 없다. 중화처리로 응급대처를 하면서 2009년 완공계획을 크게 앞당겨 당장 내년이라도 완공될 수 있도록 예산배정을 요구해야 한다.

이 문제는 보은군 환경당국 뿐만 아니라 군수를 비롯해 도로를 관장하는 부서, 지역 주민, 나아가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이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황철석은 보은군의 지질적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이고 또 이로 인해 지역의 청정 자연환경이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집단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쉬쉬하는 식으로 넘길 문제는 분명 아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터널이나 도로를 직선화하는 등 도로개설 시 지역적 지질의 특성을 분석해 설계에 반영, 황철석 등의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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