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육상 이대로 가다간 불모지 우려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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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육상 이대로 가다간 불모지 우려돼
  • 김인호
  • 승인 2006.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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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층 얇고 학생수도 적어 우수 선수 발굴 어려워
# 선수 없어 애끓는 육상계
보은군 육상계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초중고교에서 엘리트 육상인을 길러내지 못하면서 육상대회에 짜맞추기식 선수단을 구성해 출전하고 있는 것이다.
영동군에서 단양 간 레이스를 펼치는 도지사기차지 시군대항역전마라톤 대회의 경우 보은군은 20명의 건각들을 내보냈으나 실력을 갖춘 마라토너는 5∼6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마라톤 레이서들은 대회 출전에 급급한 나머지 참가에 의미를 두고 잠시 팀을 꾸려 출전했다. 성적도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보은군은 왜 군의 명예를 짊어지고 출전하는 대회에 땜질하는 선수들로 무려 절반 이상을 채워 대회에 출전하는 것일까.
더구나 성적도 뒤로하고 말이다. 한마디로 12개 시군이 출전하는 대회에 보은군만 단독으로 빠질 수가 없어서다.
보은군은 애초부터 20명이란 선수선발 구성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런데도 극약처방으로 마라톤과 인연이 깊지 않은 인원을 동원해 도지사배 마라톤대회에 마지못해 출전하는 측은한 입장인 것이다. 이런 대회는 일년에 두 번 거행된다.
물론 시군 간 교류를 통해 육상의 발전을 꾀한다는 바람직한 취지의 대회지만 지금 보은군의 여건은 전과는 확연히 변했다.
한때는 보은군이 도내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육상 강군으로 군림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성적은 제쳐두고 대회에 참가한다는 자체가 무리일 정도로 사람이 없다.
대회에는 중학생 5명, 여성 2명 출전이 의무조항이고, 이외에 자유롭게 고등학생을 포함해 13명이 등록을 해야 된다는 게 대회 관계자의 말이다.
보은군은 이번 대회에 일반인 1명 중학생 3명 여성 2명만을 엘리트 육상인으로 출전시켜 구색을 맞추었다. 육상 관계자의 말이다.
“보은군이 출전해 상위성적을 다투는 것도 아니고 대회 참가를 하자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 보은·청원·단양만 실업팀 전무
육상 관계자의 말을 토대로 했다. 충북에는 8개 시군이 실업팀을 보유하고 있다.
옥천, 영동, 청주, 괴산, 진천, 음성, 충주, 제천 등 8개 시군이 육상 실업팀을 만들어 대부분 지자체가 꾸러가고 있다.
반면 보은군을 비롯해 단양과 청원이 실업팀을 갖질 못했다. 단양군의 경우 보은보다 형편은 나아 보인다.
학교 육상부가 있어 활용할 수가 있다. 청원군은 청주가 인접해 있어 주소지만으로 출전이 가능한 점을 감안한다면 엘리트 육상인이 이를 근거로 참가할 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지난해 도민체전에서 보은군 대표로 출전해 트랙부분 2관왕을 차지한 서원대 김미선 선수의 경우가 그러한 케이스다. 하지만 그의 언니인 김미진은 청주시청 소속이어서 청주시로 출전했다.
과거 보은군은 김종철 보은군수 시절 코치진을 포함 6∼8명 선으로 기능직으로 실업팀 창단을 계획하고 추진했으나 군의회의 반발에 부딪쳐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확인된 바는 없다.

# 초·중·고교도 육상부 부재
초·중교에서 육상이 기본육성 종목으로 전환되면서 현재 육상부를 키우는 학교가 전무하다.
전에는 도교육청이 육성종목으로 분류해 지정을 받으면 싫든 좋든 의사에 관계없이 육상부를 육성했었다.
이에 따라 지정을 받지 않은 보은군 초중고교는 현재 정규 교육과정에서만 육상을 접하고 있을 뿐이다. 전문가의 체계적인 지도는 대부분 이뤄지지 못하고 순수 재능과 자질만으로 출전하게 된다.
매년 봄 가을 열리는 교육장기 육상대회에는 그때그때 선수를 구성해 출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육상부를 구성하려고 해도 실상 군의 여건은 미비하다.
학생 수가 적어 육상부를 구성한다 해도 삼산초, 동광초, 보은중, 여중 등 불과 대상이 몇 학교에 지나지 않는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육상선수의 발굴은 해가 거듭할수록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그나마 얼마 전에 있던 보은고도 육상부를 폐지했다.

# 육상협회와 마라톤동호회만이 명맥 유지
보은군에는 육상협회와 마라톤 동호회가 있다.
협회는 군을 대표해 선수선발과 대회출전을 주로 맡고 있다. 마라톤 마니아들이 결성한 마라톤 동호회에는 30∼40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순수 아마추어 사회 동호인들로 구성돼 있어 전국을 무대로 각자 취향에 맞는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와 동호회는 각각 별도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통합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결국 흐지부지 무산됐다는 전언이다.

# 활로는 없을까
체육에 가장 기초종목이면서도 육상이란 종목의 특성상 일단 앞날은 더욱 어두워 보인다.
총체적 문제이기 때문에 해법제시가 어렵다.
우선 보은교육청 소속의 학생육상 전담코치가 군에 한명 상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의 활용이 절실하다. 주로 육상 성수기에 훈련을 전담하고 있긴 하나 극히 제한적이란 지적이다.
각 학교의 순회활동이나 한곳으로의 응집력으로 학생들이 코치의 전문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꾀해야 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보고 있다. 이에는 기술적, 경제적 뒷받침이 요구되고 있다.
또 육상협회와 마라톤 동우회의 단합이다. 이해관계를 떠나 열악한 군의 사정상 상호 보완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육상과 보은군의 관계는
보은군 속리산은 지대가 높아 다른 지역에 비해 여름철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고 산악훈련을 하기에 제격인 곳으로 체육전문가들로부터 평가받고 있는 지역이다.
이 덕에 체육인프라 구축이 미흡함에도 육상인 및 체육인들의 전지훈련장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보은군과 자연적인 여건이 비슷한 태백시의 경우 여름철 전지훈련장으로 각광을 받으면올 한해 6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보고 있다는 통계다.
방문객만도 18만 여명에 이른다고 하니 지자체가 전담 부서를 따로 두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보은군의 여건과 관련해 오인환과 정봉수 전 코롱 육상 감독이 속리산에서 전지훈련을 했을 때 한 말이라고 한다.
“보은군은 전지훈련장으로 태백시 이상의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
그런데 트랙이 없어 속리산에서 훈련을 하다가 다시 땅(실전기량을 연마할 수 있는 장소)이 있는 보은공설운동장에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정봉수가 누구인가. 올림픽 영웅 황영조와 이봉주를 길러낸 한국 마라톤의 대부다. 그의 말 한마디에 전지훈련장소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도 있다.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육상이 가장 근간이 되기 때문에 공감을 얻을 수 있고 따를 수 있는 것이다.
육상의 저변확대와 보은군의 장래 사이가 전혀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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