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 사상 전국 최초 여성 헌관 탄생
상태바
서원 사상 전국 최초 여성 헌관 탄생
  • 송진선
  • 승인 2006.03.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현서원, 고 이흠수 원장 딸 이정식씨 종헌관으로 참석
남아선호, 남녀유별의 사상이 뚜렷한 유교문화, 유림문화에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 500여 서원 중 소수서원에 이어 두 번째 사액서원이며 충북에서는 처음으로 창건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상현성원에서 첫 여성 헌관이 탄생했다.

지난 19일 보은향교에서 주관한 외속리면 서원리 서원말 상현서원(원장 정기형)의 춘기 제향에서 초헌관 김건식 보은향교 전교, 아헌관 김홍운 도의원에 이어 종헌관으로 여성인 이정식(59, 대구)씨가 참여했다.

이는 국내 서원의 제향 사상 최초의 일로 보수적인 유림문화에 그만큼 여성의 참여 및 여성의 지위향상 등을 인정해줬다는 점에서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하다.

종헌관 이정식씨는 상현서원의 원장을 지낸 고 이흠수씨의 5남매의 대표였으며 이날 제향에는 이정식씨 외에도 맏딸인 시인 이하영씨도 참석해 제를 지냈다.

지난해 가을부터 상현서원의 운영위원으로 등재된 이정식씨는 “춘기 제향에 종헌관으로 지명됐다는 연락을 받고 놀랐다”며 “여성이 헌관으로 참여했으니 매우 영광스럽고 공직 퇴직 후 상현서원 복원 및 유지관리에 평생을 받쳤으며 성균관 전학 노인대학교장을 지낸 아버지를 살아서 만난 것 같았다”는 감회를 밝혔다.

이정식 종헌관은 상현서원에 모셔진 5현은 학문이나 성품, 선비정신 등으로 볼 때 역사적으로 매우 훌륭한 분들로 그분들의 정신을 전파해야 하는데 묻혀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고 이 분들의 정신을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맏딸 이하영씨도 “자기 이익에 치중하기보다는 정의를 굽히지 않는 선비정신을 계승,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상현서원이 자리잡아야 한다”는 생전의 아버지말씀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정기형(외속 봉비) 원장은 “상현서원 원장을 지내신 고 이흠수원장님의 유지를 받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녀 대표를 운영위원으로 위촉하고 헌관으로도 임명한 것”이라며 유림문화는 물론 여성계에도 획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