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생 외지유출 방관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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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생 외지유출 방관해선 안된다
  • 김인호
  • 승인 2005.12.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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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뒷받침 될 때 군의 장래는 밝다
공부는 대학부터다. 대학문호가 넓어 더욱 그렇다. 요즘은 교수가 학생모집에 사활을 걸고 고교를 누비고 있다. 폐강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이럴 때일수록 본인의 학과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인생이 확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가 있다.

한국 최고라고 하기엔 아직 젊지만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공인된 생태 전문가이다. 그는 환경부 전문위원이며 환경영향평가를 대행하는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용역업체 중 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천성산 환경영향평가 정부 측 팀장을 현재 맡고 있다. 이 외 방폐장 후보지, 고속도로 건설 평가 등 크고 작은 환경평가나 검토를 대행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는 개발에 앞서 자연환경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자연을 복원하기 위해 정부가 자연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강제 규정하고 있는 제도다. 이 제도가 생긴 것은 불과 5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평가는 동물과 식물, 지질 등 5∼7개 분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나눠 실시하고 있다. 각 분야 존문가들 중 식물 및 식생전문가가 팀장을 맡아 연구를 총괄하고 최종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보고서가 환경부의 심의를 통과해야 그때부터 개발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이 분야 전문가는 극히 소수다. 이 중 한명이 보은 출신이다.

삼산초를 나와 보은중, 운호고를 졸업했다. 재수 일년 후 대전대 생물학과를 택했다. 부모님의 강력한 선택에 마지못해 따랐다. 부모님은 방황하는 자식을 위해 손수 원서를 접수하는 정성을 보여줬다.

그는 대학입학과 동시에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에는 잠시 막일을 했다. 그러기를 일년여. 뒤늦게 학업에 충실해야겠다고 작정하고 대학에 복학했다. 중 1학년 영어 교과서부터 기초를 다시 닦기 시작했다.

이후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기까지 대학 실습실에서 무려 10년을 먹고 자면서 산야에서, 학교에서 학업에만 매달렸다. 박사 취득후 각 대학을 누비며 시간강사를 했다. 그러다 2001년 현재의 연구원을 차렸다.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연구에만 몰두했다.

개원 초창기부터 여태까지 일년에 명절일만 제외하곤 보고서 작성하느라 현장과 연구실만 들락거린다.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처럼 보인다. 본인이 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기에 가능한 일로 보인다. 이 세계에선 그를 진정한 프로로 인정한다. 그러면서 학자의 정신도 잊지 않는다.

이런 그도 생활공간과 다르게 자식은 보은에서 일부러 초등학교를 보내고 있다. 어릴 적 교육으로는 콘크리트 바닥보단 자연을 자주 접해야 만이 정서나 진취적 기상이 길러진다는 이유에서다. 우스개 소리로 방목한다고 한다. 그는 초중교 시절이 그의 학문과 직업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우리 주변에선 이와 비슷한 성공담을 엿볼 수 있다.

가끔 대도시에 새로 지워진 학교를 본다. 외관상 운동장 크기는 핸드볼 경기장 하나 나올만한 규모인데 학생수는 수천명에 달한다. 과연 이런 곳에서 정서교육이 제대로 이뤄질까 나름대로 잣대를 대본다.

반면 취재 차 둘러본 산외초, 수정초 등 보은지역의 학생은 도시학생이 감히 향유할 수 없는 자연의 혜택을 누림과 동시에 도시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학생수로 교사와 학생 간 유대감을 갖고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런데 요즘 보은지역을 일찍 등지는 초등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혹 부모님의 섣부른 판단으로 아이들을 그릇된 장래로 인도 하지 않는지 이번 기회에 되짚어 봤으면 한다. 적어도 초·중교에서는 말이다.

지난주 보은군 열 분의 교장선생님을 뵈었다. 이구동성으로 학생수 감소를 우려했다.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라 보은지역의 교육이 나아갈 지향점을 하루 빨리 찾아 교육을 빌미로 외지로 빠져나가는 학생수를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원활한 학교의 운영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적정수의 학생을 선결조건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자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설 하나 더 세워주고 길 닦아주는 것보다 초중부터 애향심을 키우고, 알찬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체계의 지원으로 교육프로그램 마련이나 교육기반 시스템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쉽고 단순한 발상의 구현이 아니라 보은 교육의 뿌리가 될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다. 교육관계자, 지자체, 학부모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한다.

당장 내년, 내후년부터 사교육비 부담을 덜기위한 방과후 학교가 시행될 전망이다. 도농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란 등 일부의 우려를 털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면 보은의 미래는 더욱 암담하다. 각 가정에서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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