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교 농촌교육 전환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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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학교 농촌교육 전환점 될 듯
  • 김인호
  • 승인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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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받을 기회 적은 농촌지역 학생 혜택 기대돼
방과후 학교 활성화 … 사교육비 절감·교육의 질적 발전 기대
지역실정 고려한 프로그램 개발 필요
교육지원 조례안 마련 및 장학금 활용해 교육지원 뒤따라야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생들이 정규수업 후 학교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방과 후 과외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교육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내년부터 전체학교를 대상으로 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보은군 학교들도 이르면 내년, 또는 내후년부터는 학교에서 외부강사를 초빙, 방과후 과외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방과후 학교란 정규 교과교육시간이 끝난 후 학교에서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영어와 특기 등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다. 학교에서 사교육 수요를 충족하고 맞벌이 자녀와 소외계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취지다.

올해 시군교육청 별로 초중고 1개교씩 총 48개교에서 시범운영되고 있으며,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2007년부터는 전체학교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충북은 내년도에 11개 학교를 선정해 시범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방과후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직접 운영하거나 시민종교단체 등 비영리기관을 통해 위탁 운영할 수도 있다. 강사는 현직 교원 뿐 아니라 학원강사, 예비교사, 예체능 전공자, 국내체류 외국인 유학생, 학부모 자원봉사자, 지역사회 인사, 공인된 특기자 등 다양한 인적자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교육청 별로 강사인력 풀을 구성해 지도강사 교류를 확대하고 우수강사를 확보하기 어려운 농어촌 및 산간, 도서벽지 학교의 경우 외부강사비와 교통비 등을 지원한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물론 다른 학교 학생이나 성인도 누구든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수강료는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원의 20∼50% 수준. 저소득층 학생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내에서 좋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면 학생들이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교육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방과후 학교 시범운영학교 - 인헌중과 남산초
서울 봉천동 인헌중학교는 올해 시범실시 중인 전국 48개 방과후 학교 연구학교 가운데 하나로 모범사례로 꼽힌다. 지역주민들에게 강감찬 학교로 통한다. 이 학교는 처음 문을 연 올 5월부터 교실, 운동장, 진입로에 걸쳐 밤 10시가 되도록 조명등을 환히 밝혀 놓고 있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방과후 학교 공부를 하는 동안 운동장은 주민의 산책길로 개방했다. 강감찬 학교는 초등-중학교 연계 프로그램으로 초등 1학년부터 중3생까지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현재 수강인원은 400여명. 국·영·수·논술에 예체능 특기적성 프로그램까지 70개 강좌를 열고 있다.

매주 과목별로 1∼3차례 이뤄지는 프로그램 수강료는 매달 1만∼10만원. 강사들은 원어민 강사를 포함해 대부분 외부에서 채용했다. 프로그램 제공업체와 전문강사는 모두 학교운영위원회 중심으로 만든 방과후 학교관리위원회에서 도맡아 관리한다.

특목고 대비반도 운영할 계획이다. 방과후 학교 연계체제에 따라 인근 5개 학교 학생들이 이곳에서 수강하고 있다. 강감찬 학교의 한 관계자는 “연계 5개 학교 외에도 학부모 사이 입소문으로 인근 20여개교 학생들이 이 학교에서 방과후 강좌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연계 5개 학교의 교사 16명도 특기적성 프로그램 강사로 참여한다. 영어·수학·논술 등을 원어민 강사 4명 등 외부강사 37명이 맡고 있다. 강감찬 학교는 방학 때는 물론 휴일(일요일은 제외)에도 문을 열며, 주중엔 오후 3시부터 밤 9시10분까지 연다. 이곳의 수준별 수업은 학년구분을 없앤 ‘무학년제’를 도입했다.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12단계로 나눠 수준평가를 한 뒤 학년과 관계없이 자신의 성적 수준에 맞는 강좌를 듣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학부모 및 학생의 선택권을 충족시켰다. 이 학교는 학부모 등 주민을 위한 영어교실도 열어 호응을 얻었다.

이 학교 모델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파크뷰초등학교가 4년여 전 도입한 연중무휴 개념의 방과후 학교에서 따왔다. 맞벌이 부부와 저소득층이 많았던 파크뷰초등학교의 실험은 근처 다른 학교들로 번지는 등 미국 방과후 학교 성공 모델로 평가 받는다.

홍천 남산초교는 1년간 운영한 결과 예능과목의 경우 실제 사교육비가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학원의 월 수강료가 7만∼8만원인데 비해 학교내에서는 2만5,000∼3만원선이다. 이 학교의 경우도 운영주체를 학부모들에게 위탁 운영하고 있다. (한겨레 및 서울신문 참고)

# 문제점
학교가 입시학원화하고 공교육기반 자체를 흔들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따른다. 방과후 학교가 추진하려는 국영수논술 등 과외교육은 바로 입시대비 교육이라 할 수 있다. 방과후 학교는 지역에 따라 격차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부유층이 모여 사는 지역의 경우 학부모들의 고액 교습비를 주고라도 인기 학원강사를 영입하려 할 것이기 때문. 학부모들의 경제력에 따라 또는 지자체의 경제규모에 따라 부담액 및 지원액이 달라질 수 있다.

농촌학교는 특기적성 강사를 구하는데도 애를 먹고 있다. 외부강사들이 ‘거리가 멀다’, ‘돈이 안된다’는 등의 이유로 기피하기 때문이다. 결국 방과후 학교는 도·농간 , 시·도간 교육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과중한 수업시수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업무부담 가중도 문제다. 외부강사나 위탁주체에 맡겨도 관리 감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또 방과후 학교가 기대만큼이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급 학교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학교나 교사가 기득권을 주장하면 방과후 학교도 보충수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학교의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영리화를 경계하는 한편 교육비를 싸게 하고 프로그램과 강의의 질을 높여야 한다.  교육비가 저렴하고 강의의 질이 높으면 사설학원에 다니는 학생의 발길을 학교로 돌려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비 지원과 함께 좋은 강사를 초빙하기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강의의 질이 낮으면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아도 호응을 얻기 어렵다. (강원, 세계, 서울경제 등 참조)

#저소득층 초등생의 방과후 교실
많은 학생들은 방과후 교실이 끝난 이후에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취약한 가족구조와 보호자의 늦거나 불규칙한 귀가 때문이다. 따라서 혼자 지내거나 동생을 돌보거나. 할머니, 할아버지와 지낸다. 학생들은 방과후 교실에 오고 싶어 한다. 학생들은 방과후 교실에 오고 난 후 대체로 자신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방과후 교실의 활동프로그램, 식사나 간식, 교사나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방과후 교실에서 쉬고 싶을 때 쉴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원하고 있으며. 시설 면에서 더 갖춰지길 원하고 있다.

따라서 저소득층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야간프로그램을 시급히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방과후 교실의 인력, 시설, 장비 등을 확충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확대 강화해야 한다. (연세대 교육연구소 윤혜순씨 논문 중 일부)

# 방과후 학교 확대는 긍정적
삼성증권은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확대 추진에 대해 대교와 웅진씽크빅에 긍정적이라고 평가.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학원강사 등을 채용해 방과후에 영어회화나 예체능 과목을 일반 학원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가르치는 것으로 지난 1년간 전국 48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되다 내년부터 전면 시행을 추진.

김기원 연구원은 이번 방침으로 방과후 컴퓨터교실을 운영중인 대교나 웅진씽크빅, 에듀박스에 긍정적이며 이들 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 영어 교실 확대 속도도 상당히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국경제 발췌)

#보은군의 학교 현황
2005년 교육청 자료를 토대로 보은군은 초등학교 16개, 중학교 7개교 등 초중학교 23개교 학생수 3,875명이 재학 중이다. 고등학교는 보은고 410명 등 자연계 포함 4개 학교 학생 수 약 1,200여명에 달한다.

#농촌교육의 전환점 기대
학력평가 결과 도·농간 과목별 격차가 23점이나 된다고 한다. 특히 보은군의 교육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방과후 학교의 시행은 농촌지역 교육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농촌 학생들이 저렴하게 특별지도와 보육기능을 받을 경우 학부모들은 상당수 반길 것으로 판단된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사교육으로 엄청난 부담감을 갖고 있다.  이런 사교육의 상당부분을 방과후 학교가 떠안고 교육비까지 지원을 받는다면 당연히 환영받아 마땅하다.

사교육비의 경감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학교에서 못 채운 기초학문을 익히는데 특히 도움이 된다.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학문기초가 틈실하면 능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언제든 소망하는 목표 도달이 가능하다.

이번 제도와 관련, 도농간 학력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란 등 일부의 역기능 우려도 있지만 이 보다는 지금의 시스템 하에선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란 개인의 판단도 솔직히 작용하고 있다.

부모의 심정은 누구나 자식이 일부 부유층에서 행해지고 있는 고액과외나 유능한 강사의 강의를 받아 경쟁사회에서 앞서가길 바라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불평등한 교육구조에 교육기회의 평등을 부르짖지만 냉철하게 분석하면 거리가 멀 뿐이다.

보은 아니 지방의 여건상 실현이 어렵다. 서울이 교육, 자본 등 모든 것의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 자본시장경제의 원리나 역사가 이를 반증한다고 감히 짧은 식견으로 말하고 싶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방과후 학교 제도를 착실히 준비한다면 소외되기 쉬운 농촌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자체 및 보은발전협의회 등 교육 관계자들이 교육지원에 관한 조례안 마련과 전체 학생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보은은 다행히 재정적인 여유를 갖고 있다. 군민장학회, 내북장학회, 대청댐 관련 장학금, 승봉장학금 등 비슷한 지역보다 적지 않은 장학금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장학금의 사용방법도 중요하다. 지역 실정에 맞는 교육환경을 개선할 거시적인 안목에서 장학금의 활용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번 기회에 짚어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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