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부터 20회까지 전시한 사진 담은 20년사 도록 발간 ‘충북 사진사의 튼 획’
도내 사진동호모임 중 최고역사사진예술가들의 모임인 보은사우회(회장 한오현)가 창립 20년이 됐다. 충북 지역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사진 동아리 모임인 보은사우회는 11월18일부터 22일까지 보은문화예술회관 지하 다목적실에서 20회 회원전을 갖는다.
‘보은의 모습 그 속의 삶’이란 주제로 가질 창립 20주년 회원 사진전은 한오현 회장을 비롯한 12명의 회원들이 조영상 지도위원(현 사진작가협회 청주 지부장)과 함께 보은군의 대표적 명소인 법주사 및 10개 읍·면의 아름다운 농촌 풍경과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한오현 회장은 보은 장날 전경과 마로면, 수한면 주민의 모습을 담았고 구영수 회원은 보은읍과 회남면 징겨에서 소를 이용해 쟁기질과 써래질을 하는 농부 등 찾아보기 힘든 사진을 출품했다.
김경호 회원과 최광선 회원은 마로면과 회북면, 수한면, 탄부면 등에서 촬영한 시골 변소, 모내기 장면, 벼베기 장면 등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사진들이다.
권영숙 회원과 김서구 회원, 박세훈 회원은 보은읍의 황금들녘과 보은 장날의 다양한 모습, 시골 다방, 이발관 등 골동품 같은 모습을 광각과 클로즈업 렌즈로 표현했다.
김선미 회원과 황순구 회원은 죽전리 대장간과 마로광업소 등 점차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고 있는 대장장이와 광부의 막장인생을 담았다.
김학동 회원과 손봉승 회원은 우산수선, 소독, 깨를 터는 농민 등 산외면과 외속리면 주민들의 농사일과 서원계곡의 아름다움을 그려냈다.
송석호 회원은 인간미 넘치는 뻥튀기 장수와 시골 할머니들의 천진한 표정의 사진을 출품했다.
보은사우회는 이같은 회원들의 작품을 전시하면서 1986년 제 1회 창립 전부터 발간한 모든 사진 집의 수록 작품 1000여점을 모아 창립 20년사 도록을 만들어 출판 기념식도 겸해 개최할 예정이다.
충북 사진계에는 큰 획을 긋는 것이다. 도록은 어쩌면 보은 사진역사인 셈이다. 11월18일 창립 20주년 전시회 개최를 계기로 보은사우회 20년의 발자치를 더듬어 본다.
자꾸만 도시로 도시로 떠나는 보은의 현실로 볼 때 도시지역 못지않는 실력의 사진 예술가들이 이어온 역사는 농촌지역으로서는 대단한 일이다.
이권 때문에 모인 것도 아니다. 오로지 좋아하는 것이 같다는 이유로 모여 서로 배우고 또 서로 경쟁하며 실력을 키워 온 20년.
그동안 사진예술로 지역문화창달에 공헌 했다는 평가는 이미 오래 전 일이고 보은의 역사와 문화를 사진으로 기록해온 가치를 이들이 담당해온 것이다.
# 1985년 10월 청사초롱으로 창립
보은사우회는 처음, 개인적으로 사진에 취미를 갖고 있는 몇몇이 모여 사진기술의 능력향상을 도모하던 중 지역문화 활동을 좀더 조직적으로 해보자는 뜻에서 결성됐다.
그때가 1985년 10월28일이다. 모임 이름은 청사초롱. 김성일, 임헌배, 구영수, 송창근, 박대근 씨가 주축이 됐고 박세훈씨를 초대회장으로 선출했다. 그 후 1986년 모임 이름을 보은사우회로 개칭해 체제를 새로 정비하면서 본격적으로 취미동호단체로서의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사진예술은 물론이려니와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모임으로 첫 발을 힘차게 내디딘 것이다.
회원들은 실력 향상을 위해 매월1회 이상씩 촬영대회를 갖는 등 엄격한 운영으로 개인 기술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을 게을리 하지않았다.
이렇게 자기 연마를 하면서 처음 주민들에게 1986년11월27일부터 30일까지 보은신협 2층 회의실에서 창림전 이란 이름으로 사진전시회를 개최했다.
필름 카메라를 구닥다리로 여기는 디지털 카메라가 맹주를 떨치고 있는 지금은 카메라가 필수품이 되었지만 그때만 해도 형편상 필름 카메라를 가정에서 갖고 있는 일도 거의 없었다.
도시도 아니고 농촌인 보은의 사정은 되돌아가보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일반 주민들은 사진에 대한 지식도 없고 관심도 부족한 때 지역에서 사진분야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펼친 창립전은 성황이었다.
사진에 대한 평가도 할 줄 모르는 주민들의 눈에는 고가를 줘야 구입할 수 있는 대작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처음으로 보은 사우회를 보은에 알린 이후 이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졌다.
#매년 속리축전 속보전 개최
보은사우회의 1년 중 가장 큰 과업중의 하나는 바로 속리축전의 각종 장면장면을 사진으로 담아 속보전을 개최하는 것.
87년 해온 속보전은 미처 행사장을 가지 못해 장면을 보지 못한 주민들에게 사진으로나마 그장면을 연상하게 한 것이다.
보은에서 칼라사진을 현상 인화한 것이 아니고 대전 등 도시지역의 칼라 암실 작업장으로 보내 사진을 인화하는 체계였던 때 이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주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86년 8월 전용으로 설치한 깜깜한 암실에서 하루 종일 사진을 인화해냈다. 암실에서 지독한 약품 냄새도 피곤함도 주민들을 위한 봉사로 날려버렸다.
또 지금은 폐지된 대추아가씨를 선발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개인개인의 프로필 사진 촬영과 함께 사진을 가장 잘 받는 얼굴을 찾아내는 포토제닉 상 수상자도 선발했다. 하지만 대추아가씨 선발대회가 폐지되었고 99년부터 속리축전 속보전도 자연스럽게 중단됐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열린 법주사 전국 사진 촬영대회를 주관하는 것도 보은사우회는 이름을 전국의 사진계에 남긴 사업이었다. 충북 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표적인 사진 촬영대회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보은사우회가 담당한 것도 큰 평가를 받는 일이다.
# 한번도 빼먹지 않고 매년 전시회 가져
1년에 한 번이지만 단 한차례도 빼먹지 않고 매년 전시회를 갖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탈퇴 등 회원 수가 적어 전시회를 가질 작품을 모으기도 어려운 때도 있었을 텐데 단 한차례도 해를 넘기지않고 전시회를 가졌다.
그만큼 회원들이 성실했던 것이고 매년 전시회를 개최해 주민들에게 사진예술의 진수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사우회가 주민과 약속한 것 처럼 여겼을 정도로 책임감이 대단했다.
그동안 바쁜 생활속에서도 늘 함께 하는 생활주변을 소재로 삼아, 살아 숨쉬는 아름다움을 영상으로 표출하여 사진문화예술을 확산시키고 지역사진 인구의 저변확대에도 기여한 보은사우회.
이들은 흔히 접할 수 있는 생활주변을 소재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 여기에 더 가미하여 예술적 의미의 촬영에다 보은군 지역특성을 살려 황토색 짙은 풍물이나 농촌풍경, 농민의 진지한 삶의 모습, 또는 속리산을 주제로 한 사진으로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 각종 대회 수상 사우회 이름 날려
보은사우회에는 쟁쟁한 실력자들이 포진하고 있다. 회원 중에는 각 자치단체에서 공모하는 관광사진 공모전을 비롯해 공무원대상 사진 공모전, 국가 기관이 주최한 사진 공모전 등 각종 사진촬영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보은사우회를 빛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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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 박세훈 회장 비롯 8명이 회장 지내
20년동안 회장은 현 한오현 회장까지 총 8명이 거쳐갔다. 20년간 구영수씨는 임기 후에 다시 회장을 지냈고 현 한오현 회장은 4년을 연임하고 있다.
역대회장을 보면 초대회장 박세훈(1986∼1988)씨에 이어 김수형(1989∼1990)회장, 임헌배(1991)회장, 김학동(1992∼1993)회장, 구영수(1994∼1995, 2000∼2001)회장, 정구필(1996∼1997)회장, 김경호(1998∼1999)회장이 있었고 한오현회장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연임 중이다.
창립 전부터 남아있는 회원은 박세훈, 구영수, 김학동씨이다. 또 그동안 보은사우회에 적을 두고 있었던 사람은 윤입현, 이기하, 박정용, 이준점, 김재옥, 김진철, 이선재, 정승기, 안용민, 김선자, 김은자, 김병섭, 김광준, 임현빈, 한영동, 이종식, 황종학, 김수형, 방성의, 양은주, 임형수, 이현희, 송이주씨이다. 유순복, 지재길, 김명환, 안기열, 김성일, 구은히, 박동관, 임헌배, 박대현, 이상학, 송창근, 유승학, 오승훈, 정구필, 구왕회, 김덕환, 이승율, 이생무, 서재원, 안병철, 김학광, 신건이 등 45명이나 된다.
현재는 한오현 회장을 비롯해 감사로 활동하는 구영수씨, 총무 황순구씨와 함께 권영숙, 김경호, 김서구, 김선미, 김학동, 박세훈, 손봉승, 송석호, 최광선 씨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사진작가협회 청주시지부장인 조영상씨가 지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혼을 담아 일상을 영상예술로 승화시킨 20년사를 담고 있는 보은사우회 회원전은 군민들에게도 회원 못지 않은 벅찬 감동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진전은 보은의 정취를 맛깔스럽게 담은 사진들이어서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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