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시대에 약체조합과 대형조합의 경쟁은 무리
우리가 살고있는 현재를 경쟁시대라고 규정한다고 해서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경쟁대상과는 싸워서 이겨야만 살아남는다. 이 경쟁시대에서 농협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수차례 본보에서는 농협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합병만이 살길이라고 지적해왔으나 각 농협에서는 아직도 경쟁에 대해 체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을 때까지 버텨보겠다는 식이다. 그러나 무모하게 힘을 소비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농협합병에 대해 전임직원, 전 조합원이 나서야 한다. -편집자 주 -현재 군내에는 보은농협을 비롯해 속리산, 외속, 마로, 탄부, 삼승, 수한, 회인, 내북, 산외농협까지 총 10개의 농협이 있는데 당장 이 10개 농협끼리도 경쟁을 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것은 현재 각 농협이 도시농협과 자매결연을 맺어 농산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만봐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아준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농협이 생존하기 위한 머리싸움이다.
이와같이 군내에 있는 10개의 농협끼리도 경쟁을 해야하는데 금융업무를 취급하는 기관전체를 봤을 때 농협이 경쟁을 해야하는 대상기관은 훨씬 많다. 즉, 단위농협이 싸워서 이겨야만 할 대상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군내의 10개농협별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군내 농협의 경쟁력은
일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싸운다고 했을 때 어느 쪽이 이기고 질 것이라는 판단은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사업규모도 크고 조합원도 많고 자본도 튼튼한 대형농협과 조합원도 적고 사업물량도 거의 없는 약체농협이 싸운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경쟁대상이 농협만있는 것도 아니고 대형 유통센타도 있고 대형 금융기관도 있다.
그런 상대와 싸워서 이기기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하는데 농협의 경우 그 힘은 바로 합병뿐이다. 이농현상으로 인해 농협의 주인이라고 하는 조합원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또 조합원 대부분이 고령이다. 그 조합의 주인이 없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농협합병은 무한 경쟁시대에서 필수적인 것. 현재 군내에서 경쟁능력우위를 확보한 농협은 경영상태를 진단한다고 했을때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농협 직원들이 가져가는 임금일 것이다.
직원들은 일하면서 임금을 안가져갈 수 없는 일이고 농협에 조합원들이 출자한 이상 이익을 내서 단 1%라도 출자배당을 해야하기 때문에 일부 농협은 직원들이 보장된 사여금도 반납하면서 까지 결산을 보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군내 10개 농협중 대부분의 농협은 정규상여금과 성과금까지 지급했으나 외속, 수한, 내북, 산외농협은 다른 농협직원들보다 1백50%~ 2백%가량 덜받았다.
정상적으로 상여금을 받은 농협이 6천여만원 5천여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동안 보장받은 상여금도 반납하면서 까지 결산을 본 농협은 1천만원이나 1천1백만원밖에 순이익을 올리지 못했다. 이는 조합원들에게 출자배당은 고사하고 단순하게 적자결산을 면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 그리고 이들 농협이 지난해 흑자아닌 흑자결산 본 것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그야말로 뼈빠지게 일하고 있으나 역부족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미 농협의 올해사업에 대해 가결산한 것을 보면 연초 계획을 크게 수정, 외속농협의 경우 5백만원, 내북농협은 6백만원, 산외농협은 2백만원밖에 이익을 내지못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적금을 많이 하는 사람의 한달 적금정도밖에 안되는 금액이다. 각종 사업을 하고 또 막노동이라고 할 정도로 일을 했으면서도 겨우 몇백만원정도의 결산을 낸다는 것은 사업체라고도 할 수 없다. 이러한 농협에서 더 이상 경영의 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
농협중앙회 충북도 지역본부에서 지난 9월말 도내 농촌지역 87개 농협을 평가한 것을 보면 군내 농협의 경쟁력은 극히 취약하다. 10개 농협중 회인농협이 16위, 보은농협은 20위, 수한농협은 2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마로농협은 22위, 탄부농협은 47위, 속리산농협은 77위를 차지했고 내북농협 82위, 산외농협은 도내전체 87개 농협중 86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농협에서 벌인 전체적인 사업을 평가한 결과이다.
상위권 50%안에 들어간 농협은 겨우 회인, 보은, 수한 마로농협 뿐이다. 현재 각 농협은 운영이 제대로 안되니까 먹고살기 위한 방편으로 육체적인 노동도 감수하고 있다. 전 직원이 나서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농산물을 포장하고 새벽같이 물건을 도시로 출하하고 있다. 정규 노동시간인 8시간근무는 옛말이고 1백20%를 움직여도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그렇게해서라도 흑자결산을 보고 보장된 상여금까지 받아간다면 별 문제이지만 언제까지 이러한 방식으로 농협을 이끌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농협의 합병은 필수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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