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학계, 후손없는 스승 제자가 제사
살아생전에 부모모시기를 꺼려하는 세상인데 제사모시기는 더더욱 기대하기 어려운게 지금의 사회풍토. 이런가운데 자손없는 스승의 제사를 제자들이 모여 정성껏 모시고 있어 각박한 세태에 경종을 올려주고 있다. 바로 성학계(회장 구복근) 계원들이 그 주인공.보은읍 성주리의 남광 김형묵선생의 서당에서 배운 제자들로 구성된 성학계, 성주리 서당에서 배웠다하여 붙은 이름인데 처음에는 서당계로 불렸었다. 이들 계원들은 한식날에 모여 제사를 지내고 7월에는 금초를 하는등 정성을 다해 스승의 봉제사를 올리고 있다.
스승인 남광 김형묵 선생은 경북 영천이 고향이지만 6.25직후 보은읍 성주리에 정착 성주리를 비롯한 인근 길상리까지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을 모아놓고 구학문을 가르켰다. 동몽선습이나 개몽편, 명심보감, 소학, 맹자까지 가르켜준 김형묵뭉선생은 어려운 생활형편으로 추곡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다니는 제자를 둔덕에 더욱 곤궁한 생활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못살아도 배움에 뒤지면 인생이 풍족하지 못하니 늘 공부하라” 늘 말씀을 하시며 면학에 열중하시던 꼬장꼬장한 스승으로 제자들을 기억하고 있다. 자손하나 없이 세상을 등지다보니 성주리 공동묘지에 안장되었고 그나마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묘지에 풀만 무성했다고 한다. 이처럼 볼품없는 봉분을 양현구씨(60. 보은상고 서무과)가 10여년간 혼자 금초를 해오는 것을 안 제자들이 계를 만들어 함게 제사도 올리고 묘도 관리하자고 뜻을 모아 성학계를 구성했는데 벌써 20년이 되었다.
3년전에는 봉분도 크게하고 표석도 세웠다. 이런 스승의 묘를 제자들이 세상을 뜬 후에도 관리하기 위해 계금을 마련하고 있는데 차곡차곡 모인돈이 5백만원에 이른다. 20여명의 계원들은 대부분 관내에서 살고있지만 외지로 나간 제자들도 상당할 터. 그래서 연락되는 제자들을 위해 늘 성학게의 문호를 열어 놓고 있다.
현재 성학계는 초대회장을 고최대일씨가 맡다가 현재 회장을 구본근씨(보은 이평)가 총무는 전용암씨(44-4078)가 고 있다. 양현구, 김재철, 조영래, 조재환, 김동우, 서정훈, 김홍식, 조용호, 서현희, 김홍갑, 이석경, 최희천, 유해철, 서석만씨가 성학게의 계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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