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편의주의적 플래카드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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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편의주의적 플래카드 홍수
  • 송진선
  • 승인 2000.10.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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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수단으로 플래카드가 유효하게 이용되는 것은 다알고 있을 것이다. 게시대는 물론이고 가로수와 가로수 사에에 거는 등 공간이 있는 자리는 공공기관, 점포, 단체 등에서 내건 플래카드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대외홍보를 위해 군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세계 태권도 공원 유치 염원이 담긴 플래카드는 차치하고라도 가축질병 예방에서부터 쓰레기 불법 투기 신고, 통계조사, 횡단보도 이용하기 등등 공공기관에서 공공용으로 내건 플래카드도 눈에 띈다.

개업을 알리는 플래카드와 점포의 판매품목이 변해서 내건 플래카드와는 달리 공공기관에서 내건 플래카드의 경우 이를 게시한 당사자가 의도하는 목적대로 주민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지는 의문이다.

구제역을 예방해야 한다고 아무리 플래카드를 내걸고, 언제가 전국적인 구제역 방제의 날이라고 홍보해도 축산농가들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당장 벼를 베어야 하고 콩 타작, 깨 타작 등 구제역 방역보다 바쁜 일이 눈앞에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일도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여름철 한 창 들판마다 걸려있던 「병충해 방제로 풍년농사 달성」이란 플래카드도 역시 마찬가지다. 플래카드를 내걸면 농민들이 병충해 방제를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그것과는 상관이 없다.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농민들이 해야 한다는 마음이 동해야 농약을 치는 것이 일반적인 농민들의 의식이다.

횡단보도를 이용하자는 플래카드 역시 게시한 의도를 충족시킬 효과를 얻지 못한다. 홍보용 플래카드가 주민들을 계몽시키지 못하고 있고 동참을 이끌어내는데 크게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주민 홍보를 위한 시책이나 군민 운동의 경우 플래카드로 동참을 이끌어내는데는 역부족이다. 풀래카드를 내걸어 계도하고 홍보한다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인 방편이다.

매년 그런 식의 편의주의적인 행정으로 인해 버려지는 플래카드 양이나 비용도 상당한 액수일 것이다. 이같은 결과를 낳은데는 행정 편의주의적인 것도 있지만 주민들의 의식 또한 한 몫 한다고 본다. 군의 시책이나 계도를 위한 사업에 군민들의 동참이 없으니까 결과적으로는 강제로라도 이끌어 가기 위해 거리마다 플래카드를 내거는 것이다.

병충해 방제, 구제역 방제, 횡단보도 이용하기 등 거의 모든 공공기관의 시책성 홍보 플래카드는 공공기관을 위한 것이 아닌 주민 당사자들을 위한 것이다.

공공기관에 의해 이끌려 가던 주민이 21세기 최첨단시대에 아직도 플래카드에 의존해야만 주민들을 계도할 수 있다는 공공기관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보은군 이대로는 안된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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