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란 낳기보다 기르기가 기르기보다 가르치기가 더 어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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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란 낳기보다 기르기가 기르기보다 가르치기가 더 어려운 것
  • 보은신문
  • 승인 1990.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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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재 보은군 번영회장
따스한 봄볕이 오랜만에 장미나무를 기웃거리는 나른한 오후, 어느 젊은 내외가 아기를 안고 찾아왔다. 인사를 받고 보니 1년 전 주례를 서준 친구의 아들임을 알게 되었고, 첫 아들을 낳아 기쁜 나머니 부모들의 각별한 마음으로 인사차 찾아온 터였다.

“아들이 매우 영리하고 귀엽게 생겼군. 양당(兩堂)께서 무척이나 흡족해 하시겠네.”
“예, 불안하고 초조한 끝에 순산도 하고 생남을 해서 요즘 집안에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불안하고 초조하던가?”
“예, 친구를 통해서 불안한 생각을 더욱 갖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저능아를 낳아 항상 우울한 태도를 보여왔어요.”

“옳지, 튼튼하고 잘난 자녀를 갖고자 하는 것이 부모의 욕심이자 가족들의 소망이지, 그러나 욕심대로 소망대로 못하는 것이 인생사여, 그리고 그 욕심과 소망은 살아갈수록 발전하여 자녀가 한결같이 건강하게 자라고 또한 영리하고 재주있어 학교의 성적이 우수하고 사회에 진출하여 영달(榮達)하기를 바라거든, 그거 마음대로 못하지. 그래서 고서에도 생자난(生者難)/생자비난 육자난(生者非難 育者難)/육자비난 교자난(育者非難 敎者難), 즉 자녀낳기 어렵고, 낳기보다 기르기 어렵고, 기르기보다 가르치기 더욱 어렵다고 했네. 부모들의 이와같은 일들은 평생을 두고 겪어야 하는 삶의 도정인데 욕심내고 바란다고 되는 것이 아니네 일구월심 정성을 기울여도 어려워. 그래서 옛날 우리들 자랄때만 해도 그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 주십사고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목욕재개하시고 부뚜막이나 장독대에 정한수 떠받들고 하염없이 비는 어머님의 모습을 보며 자랐거든, 일과의 시작이 이처럼 순결하고 진지한 것이 부모님의 모습이였어. 자식 노릇하기 어렵고 부모노릇 하기 더욱 어렵네.”

미동도 하지 않고 젊은 내외, 엄마의 품에서 잠든 아기의 방긋방긋 웃음이 넘나드는 홍조띤 모습에서 인생의 행복을 보는 듯 하였다. 그러나 과연 나는 시대에 걸 맞는 교훈을 준 것일까. 인신매매, 강도, 납치사건들로 얼룩진 신문 사회면을 뒤적이며 나는 그렇게 되뇌어 본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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