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놀이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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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의 기원
  • 보은신문
  • 승인 1996.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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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춘(편집국장)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매년 설날만 되면 고향을 떠난 많은 사람들이 교통전쟁을 치르면서 선대의 흔적이 있고 부모와 친인척이 있는 고향을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온다. 아마 금년 설에도 예년과 같은 민족의 대이동은 변함없으리라 믿는다. 이러한 설 명절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나 새로운 해의 첫일에 가족과 동리의 모든 이웃에게 안녕과 복을 바라는 인사와 함께 산뜻한 한해 출발의 덕담을 나누는 최고의 민속 명절이다. 즐거운 명절날 더욱 즐거움을 갖기 위해서 여럿이 함께하는 놀이가 있는 것은 당연지사라 믿는다. 아마 설날의 대표적인 놀이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함께 하는 윷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윷놀이는 언제부터 어떤 뜻으로 시작되었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월 초하루 우리는 각가정에서 윷놀이를 즐기며 또한 마을에서도 척사대회(擲柶大會)를 열어 온동네 잔치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가족과 마을 주민들간의 윷놀이는 서로간 마을의 공동체의식을 키우곤 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이 윷놀이는 언제부터 행해졌으며 어디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 나라 초기국가 중에는 부여가 있었다. 송화강 상류에 있던 부여는 5부족 연맹체로서 각기 부족장이 따로 있어 자기 부족을 다스렸다. 이들 부족장의 명칭이 돼지, 개, 말, 소 였으며 중앙에 왕이 다스리는 지역이 따로 있었다. 농경사회가 완전히 정착된 시기가 아니어서 다섯 가지 가축을 다섯 부족에게 나누어주고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키게 했다. 각 부족이 기르는 가축이 토템신앙으로 정착되면서 나온 놀이가 바로 윷놀이 이다.

도는 돼지, 개, 걸(중앙 부족에게 지급했던 갈)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을 상징한다. 이를 순서대로 배열해 보면 돼지, 개, 양, 소, 말이 된다. 곧 동물의 달리는 속력과 관계가 된다. 또는 한발씩, 개는 두발씩, 걸은 세발씩, 윷은 네말씩, 모는 다섯발씩을 갈 수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윷은 박달나무가 참나무 같은 단단한 나무로 만드는데 장작윷과 밤윷이 있다. 관서, 관북 지방에서는 콩윷(팥윷)이라 하여 검정콩이나 팥알 두개를 쪼개어 놀기도 한다.

우리 민족은 이러한 윷놀이 이외에 섣달 그믐날 밤이나 설날에 윷으로 그해의 길흉을 알아보는 점, 즉 윷점을 쳐 새해 운수를 알아 보기도 하였다. 윷점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많은 사람이 편을 갈라서 집단으로 놀아 그 마을의 운수를 점치거나 그해의 풍흉(豊凶)을 점치는 것과, 개인이 윷을 놀아 나타난 숫자로 자신의 운수를 점치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민속놀이가 어느새 퇴색하고 화투나 카드놀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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