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虛)는 실(實)을 먹는다
상태바
허(虛)는 실(實)을 먹는다
  • 보은신문
  • 승인 1996.01.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홍춘(편집국장)
목적없는 삶이란 있을 수 있을까? 목적은 우리들 삶의 선두에서 항상 먼저 치닫는다. 삶들은 그것을 쫓아간다. 그러나 어디엔가 도달해 보면 그 목적은 하나의 결과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들의 삶은 그 목적에서 결과에 다다르기까지 항상 한복판을 점유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사람은 자기그림자 마져 자기를 앞서가는 것을 싫어 한다. 자기보다 훌륭한 친구나 이웃이 자기보다 앞서가는 것은 더더욱 싫어한다. 다만, 나란히 걷거나 한발자국쯤 뒤쳐진 친구나 이웃은 감싸안는 습성이 있다.

우리지역에는 이웃에게 봉사와 불우한 사람을 도와주며 자기역량개발등을 목적으로 하는 얼마의 단체가 활동을 하고있다. 그 봉사단체들이 우리지역을 위해 공헌하며 선구자적 역할에 대하여는 많은 주민들이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창립당시의 목적과 초심(初心)이 변모하는 모습을 엿볼수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창립당시보다는 외형적으로 많은 예산의 증액과 회원 증가는 보이지만 각단체별 예산의 유용이 참으로 낭비성이 많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들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들이 각단체별 대내단합대회행사용 및 각종 체육행사등의 경비가 순수사업비의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자치단체간의 친목과 화합을 유도하며 회원단합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지역주민과의 위화감을 초래할 요인도 다분히 안고있다. 이런중에 거의 사회단체장의 단입성 임기1년은 관행이라는 표현을 빌릴때 회장 1년하면 서민으로서는 생각지도 못할 금액이 회원단합이라는 명목과 생색내기에 낭비되어 능력은 잇으나 경제적인 여건때문에 리더자로서의 능력을 사장시킨 예도 흔히 이었다.

리더의 좋은 자가용과 가면속의 인격이 그들을 과연 지역 주민들이 우리의 봉사로서 혹은 일꾼으로서 인정할수 있을까 문제다. 각단체간의 선의의 경쟁은 그룹은 발전과 지역의 발전요인이 되겠지만 과장된 소속감과 경쟁은 자칫 또하나의 작은 파벌로서 밖에 남을수 없을 것이다. 봉사정신이야말로 자유시장 원칙에 입각해 자기주장이 있으면 그 독자성과 자발적인 결심에 의해 성립되는 것이다. 다른 단체보다 자신들의 단체가 더우위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봉사적일 것이다.

지역에서의 중요한 역할은 지역의 쟁점을 유발하는 것이며 주민을 조직화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도 현재까지는 쟁점유발에만 신경을 써온것 같다. 그동안 행정구역 개편문제나 선거구재조정문제, 중부고속도로 개통문제등 지역의 현안문제에 관해 사회단체는 자체사업보다 등한시 해왔음이 사실이다. 이제는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단체의 다분화 보다는 집약적인 정신을 갖으므로 지역의 모든 분야에 대하여 감시와 문제점에 대한 대안제시를 할때 허(虛)가 실(實)을 지우는 단체가 아니라 우리의 이웃으로부터 환호와 칭찬을 받는 단체로 태어날 것이다.

<데스크 칼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