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면 생각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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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이면 생각나는 사람
  • 보은신문
  • 승인 2001.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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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창 규(내북면 법주리)정·이·품·송『시인, 목사 5·18 민주화운동관련자, 민예총회원』
6·25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유월 시민항쟁의 불길이 타올랐던 1987년 6월10일을 걱정했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나라가 무척 혼란한 시기였는데 연일 데모가 일어났고 그래서 사람들은 북쪽이 전쟁을 일으키면 어떻게 하나 염려했단다. 나도 군대생활을 최전방 3사단에서 그것도 DMZ에서 보냈기 때문에 휴전선의 긴장이 얼마나 평온 속에서 지켜지는지를 안다. 다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지난 역사 1987년 6월10일 서울 시청 앞에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에 100만 명의 군중이 모였다. 어마어마한 인파였다. 그 군중 속에 나도 있었다. 나는 그때 이기형 시인을 만났는데 그 분은 70이 넘은 노인이었다. 그 시인은 정열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진보적 시인이었다. 그야말로 행동하는 시인이다. 몇 년전 그분은 보은 오장환 문학제에도 오셨다.

오늘 그 분을 생각하는 것은 보은에 살고 있는 송찬호라는 시인을 잊을 수 없어서이다. 송찬호 시인은 자유를 사랑하는 시인이다. 그는 어려운 일이 있는 현장에 시인으로서 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보았다.
보은군 농민회원들과 함께 청주에 나와서 힘없는 약자의 편에 서서 도왔고 정의를 외쳤다. 나는 그가 지식인으로 시인으로 겸손을 미덕으로 삼는 선비적인 자세를 가졌다고 하는데 호감을 갖는다. 그는 말수가 적다. 꼭 할말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그는 남의 말을 잘 들어준다. 보은 향교에서 전통혼례식으로 결혼을 할 때 와서 보았지만 그는 옛 조선청년의 본보기다.

내가 청년 때 1984년 인도를 한달 간 국제회의차 다녀온 일이 있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거닐었던 인도양 바닷가 마드라스 해변을 걸으며 타고르를 떠올렸다. 그는 영국으로 부터 독립을 위해 싸운 간디와 동시대의 인물로서 유명한 시인이다. 그런 시인의 나라에서 자동차속에 그 동네 시인의 사진을 걸어 놓고 운행하는 차를 탔다. 그러면서 자랑을 했다. 혹시 타고르라고 하는 시인을 아느냐고 물었다.

모른다고 했다. 마하르마 간디를 물었다.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자기 마을에 유명한 시인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자랑을 했다. 나는 송찬호 시인을 아느냐고 보은 사람들에게 묻는다. 모른다. 역시 그렇다 보은은 살아 있는 시인을 사랑하고 자랑해야 한다. 내가 인도를 여행하면서 무저항비폭력으로 영국의 식민지에서 나라를 구한 위대한 민족, 인도국민이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나는 지금 송찬호 시인이 자랑스럽다. 그는 프랑스 르몽드지에도 소개된 시인이다. 그리고 〈붉은 눈 동맥〉의 시인이기도 하다.
칠레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파블루 네루다 시인, 나는 그런 시인처럼 송찬호 시인을 그런 위대한 시인들의 반열에 올려 놓아도 부끄럼이 없는 시인이라 말 할 수 있다. 그렇다 우리지역의 시인 송찬호는 남북통일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인이다.

남북의 정상들이 서울에서 만나는 것을 기다리는 시인이다. 그런 시인이 사는 보은이 좋다. 나도 청주에서 살면서 보은을 가끔 가는 것은 조상들이 뼈를 묻고 흙이 되어 살아 있는 곳 북실, 종곡리 법주리 내 가난한 이웃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보은을 사랑한다.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내일 보은에 소낙비가 한차례 내리고 연이어 전국적으로 비가 오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이 보다 더 기분 좋은 소식이 있을까. 송찬호 시인, 오늘 삼년산성에 올라가 성을 들면서 기도를 해보게 틀림없이 비가 내리겠지, 올 여름에 송찬호 시인이 사는 마을 도로변에 코스모스가 더 아름납게 피겠지, 유월이면 또 생각나는 사람이 한 사람있네 청주 상고를 나오고 보은이 고향인 고인이 되었지만 이청욱 멋있는 사람이었지, 청주 독서회를 만든 사람으로 신화적인 존재였어, 송찬호 시인 그대를 안다는게 자랑스럽네 보은이 빛나는 걸 알겠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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