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마음을 비우고 한가지만 약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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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마음을 비우고 한가지만 약속하자
  • 보은신문
  • 승인 2001.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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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 호 (내속 북암. 前 청주 MBC 편성국장)
2001년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해가 바뀌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새로운 각오와 설계를 하느라 여념이 없게 마련입니다. 지난해의 새해맞이는 뉴질랜드의 기스본에서부터 시작해 하루종일 새천년 해돋이 행사로 온 지구촌이 법석을 떨었지만 사실은 20세기의 마지막에 불과했고 21세기의 시작은 2001년부터 입니다. 지난해 우리는 법석을 떠는 분주함속에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가를 생각해 보야야 합니다. TV드라마 “허준”을 보면서 상반기를 보냈고 “태조 왕건”을 시청하면서 하반기를 보낸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구조조정이란 미명하에 일자리를 잃은 많은 가장들은 절망감에 빠졌고 가정경제는 절약을 강조하며 위축된 생활을 해왔습니다.

제야의 종이 울려퍼지는 세모에도 예외도 아니어서 25여명이 춤추던 나이트클럽의 2통짜리 조명설치대가 떨어져 6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는데 다행히 조명설치대의 줄이 끊어지면서 20초 정도 달랑달랑 매달렸다 떨어져 큰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31일밤 어느 뉴스시간의 어깨걸이에는 “데스크에 비친 2000년”은 한마디로 “시끄러웠다”임을 자막처리 하면서 사회전반에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한마디로 표현했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보다도 가족간에 서로 아껴주고 이해하며 사랑으로 견고하게 묶는 일이 중요합니다.  어느 신문의 사회면에서 이런 기사를 읽었습니다. 지난 12월 26일 일본의 북서부 야카가타현에서 대규모 눈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눈속에 파묻혔을때 80세된 아버지 다케시다옹은 구조대 틈에 뛰어들어 아들 다케오(52세)씨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9시간을 정신없이 쌓인 눈을 파헤치며 온 힘을 다한 끝에 동사직전의 아들을 찾아내 병원으로 데려가 동사직전의 아들을 살려낸 눈물겨운 얘기입니다. 참으로 아버지의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얘기였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제 자신도 2년점에 30여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은 어느 방송사의 모니터 일과 가끔씩 미디어교육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처지이며 과연 가족간의 어떤 참된 사랑을 실천했나 반성도 해봅니다.

그런데 후회스런 일은 직장에 다닐 때 국장실이라고 해서 작은 방에 컴퓨터시설을 해줬는데도 다룰 능력이 없어 쳐다보기만 했던 부끄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퇴직 후 정부의 지원으로 하루에 5시간씩 3개월을 컴퓨터학원에 다니며 배웠더니 이제는 웬만한 일은 할 수 있게됐고 지금의 모니터역할을 2년여 계속하게 됐으며 강의내용도 작성하게 됐습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얘기는 컴퓨터학원에 다닐 때 출석번호가 나이가 제일 많다고 해서 60명중 1번이었고, 어느 경우 위촉장을 받을 때 지방사람이 대표로 받은 기억도 좋은 추억이 됐습니다.

새해를 맞으며 저는 살아가는 방법으로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의 병이라고 하는 스트레스도 생각하기에 따라서 연유한다고 했습니다. 노자의 글중에 상선약수란 말이 있습니다.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로 물의 속성은 아래로 흐른다는 아주 상식적이면서 의미가 깊습니다. 남보다 위에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지만 그것은 오래 못 가며 남보다 나를 낮추고 숙이는 것이 진정한 승리를 얻는 방법이란 뜻입니다.

그렇게 자신을 낮추는 것은 물의 속성에 가장 가까우며 그래서 물은 가장 선이라는 논리입니다. 사실 물은 만물의 생장을 도와주고 길러주지만 절대로 다른 것과 경쟁하지 않으며 보통인간들이 가장 있기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이제 2001년 새해를 맞이한 우리는 우선 한가지만 약속하고 실천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것을 약속하면 실천할 확률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우리는 결심과 다짐보다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고로 오늘을 충실하게 생활하는 자세를 가져야겠습니다.새해를 맞이해서 작은 일에 충실하며 희망을 가져봅시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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