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백일장 전국 대회 최고상 주민 “오장환 시인 대 이을 기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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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백일장 전국 대회 최고상 주민 “오장환 시인 대 이을 기대주”
  • 송진선
  • 승인 200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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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인중학교 반윤정양
회인중학교 1학년 반윤정(회북 고석)양이 지난 14일 경남대학교가 후원하고 사단법인 시사랑 문화인 협의회가 주최한 제 1회 시사랑 중고생 전국 백일장에서 대회 최고 상인 금상을 수상, 지역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이번 백일장은 학교에서도 몰랐던 사항으로 반양이 혼자 참가해 쾌거를 이룩해낸 것이라 지역사회에서는 이제부터 반양의 진가가 나타나는 것 같다며 회인이 낳은 시인인 오장환시인의 대를 이을 기대주라며 주목을 하고 있다.

반양은 “붉은 장미 19송이를 선물로 받는 꿈을 꾸고 본선 대회에 출전했는데 붉은 장미는 행운을 뜻한대요. 정말 기쁘고 앞으로 계속 행운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말했다.

7월31일 인터넷 검색을 하다 대회 개최를 발견하고 글을 올린 반양은 8월10일 엄마와 함께 평소 자주 가던 충북육아원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밤 9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그제서야 예심을 통과하고 바로 다음날인 11일 아침 9시에 서울에서 본선이 열린다는 메일을 접하고는 청주에서 서울행 막차를겨우 타는 등 많은 우여곡절 끝에 11일 본선장에 도착했고 고생한 보람있게 반양은 대회 최고상은 금상을 거머줬다.

청주 주성초등학교를 다닌 반양은 책읽기를 좋아해 학교가 파하면 곧바로 서점에 들러 서점 문을 닫을 때까지 책을 읽었다. 학교 옆 학생회관에도 들르면 문을 닫을 때까지 책을 읽고 집에 올 때는 그것도 모자라 다시 3, 4권을 빌려가지고 와서 밤을 새워가며 읽을 정도였다. 자연스레 속독을 익혀 하루 15권을 읽을 정도로 책벌레인 반양은 학생회관에서 주는 다독상을 3번이나 받았다.

1년이면 1000권가까이 읽다가 5학년때 회인초등학교로 전학온 후 사정은 달라졌다. 주변에 서점이 없는 아주 열악한 환경이 되어 버린 것이다. 청주 중앙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데 차비가 들어가야 하고 시간이 많이 소비되니까 자주 나가지 못하는 것을 매우 안타가워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인을 꿈꿨고 신문이나 방송 기자도 해보고 싶다는 꿈많은 소녀인 반양은 바람과 함게 사라지다라는 불후의 명작을 쓴 마가렛 미첼을 좋아하고 소설가 황석영씨, 상실의 시대를 쓴 무라까미 하루끼를 좋아한다고.

선생님과 엄마에게 선물하는 꼬마 시인 반윤정양. 플라워 디자이너으로 활동하는 어머니 최월성씨와 친구같은 모녀로 살고 있다.
아래는 수상작이다


임진강

멈춰섰다
피와 눈물의 한 가운데
그렇게 멈춰섰다

기다렸다
한숨이 떠도는 강가에서
그렇게 기다렸다

반세기가 흐른 임진강
얼마나 많은 눈물
얼마나 큰 아픔이
그 강에 섞여 흘렀는가

이제 우리는 그 강을 건너리
얼룩진 과거는 뒤로 넘기고
아픔과 상처도 잊어버리고 건너가리

그 강을 건너면 더 이상은
서로를 마주보지 않으리라

이제 임진강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장소
다시는 갈라지지 않고
다시는 헤어지지 않고
같은 땅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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