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의 생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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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의 생활화
  • 보은신문
  • 승인 199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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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보은 지산, 경기상고 교사)
옛날의 대다수 기성세대들이 의식주가 힘든 가운데서도 피나는 노력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사회 곳곳에서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음과 비교하여 볼 때 요즘의 비뚤어진 청소년상을 볼 때면 시대의 변천인지 세대의 차이인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는 배우는 즐거움 하나 때문에 30여리 길을 걸어서 학교에 다녔다는 기성세대의 얘기가 실감나지 않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낮에 땀흘려 일하고 밤에 졸리운 눈을 비비며 공부를 해야 했던 그 옛날의 애환이 한낱 전설의 얘기로 밖에 느껴지지 않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 않은가.

때문에 짚신을 신고 학교 다니던 학생이 고무신을 신고 다니는 학생을 부러워 하던 추억도 현재의 그들에게는 흥미없는 얘기지만, 호롱불로 공부하던 사람이 촛불을 켜놓고 공부하는 사람을 동경(憧憬)하는 것도 고리타분한 옛얘기로 들리게 될 것이 뻔하다.

요즘 그런 일부의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행복이 지나쳐서 그런지 '절약'은 한낱 잔소리요 구호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대낮에 커튼을 치고 전기불을 켜놓을 수 있으며, 필요할 때 고맙게 사용했으면 잠그어야 할 수도꼭지는 왜 열려있기 일쑤인가. 쓰레기통에는 쓸 수 있는 학용품도 자주 눈에 뜨인다. 뿐만아니라 자신들이 사용하던 소지품도 분실하면 가격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찾으려고 하지도 않고, 힘겹게 찾아주면 고맙게 생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들이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 부모의 입장에선 자녀들을 구김살없이 키워보려는 단순한 마음에서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전부 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책임인양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자녀들에게 과소비를 부추키기만 할 뿐 절약이나 검소한 생활을 기르는데는 역기능의 결과만 낳는다.

오히려 자녀들이 근면·검소하고 절약을 생활화 하면서 자립정신을 키우게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것보다는 부족한 것이 좋지 않을까. 실제로 가정생활이 넉넉한 학생보다는 경제적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이 어려운 문제에 부딪쳤을 때 극기 정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그렇기 대문에 우리 교사들은 그들에게 부족함 속에서 행복을 찾고, 불행한 가운데서도 용기를 갖도록 지도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런 가운데 인생의 참된 이치를 깨닫고 복된 삶을 살아가는 지헤가 생겨나는 것이다. 동시에 그들은 부모님의 고마움을 간절히 느끼게 되고 이웃의 사랑에 감사하게 되리라-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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