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준 시인, 첫 시집 『고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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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 시인, 첫 시집 『고백』 출간
  • 나기홍 기자
  • 승인 2023.12.2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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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그리워할 때도 있어요.“ 고백

 

 

김기준 시인이 11월 30일, 자신의 첫 시집 『고백』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시집에는 언뜻 연시로 보이면서도 인간의 본성이 녹아있는 60편의 빼어난 글솜씨의 시가 담겨 있다. 
 일반적인 연시로는 문학성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데 그의 시편들은 역사적 서사를 시문학으로 형상화로써 서정과 서사를 넘나드는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김병호 시인(협성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은 “서정의 의지, 세상을 바꾸는 조용한 균열”이라며 “서정이 퇴색한 시대에 서정의 운명을 부여잡고 있는 시인의 작품”이라고 시집을 해설했다. 
 그러면서 “역사·사회적 상상력이 발현된 다수의 작품을 통해 현직 언론인의 깨어있는 윤리를 읽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해자 시인은 “시인에게 시는 세계와 관계를 맺으려는 사랑의 은유이면서 갈라지고 분리된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염원”이라고 했다. 
 “그의 시는 세계가 숨기고 있는 가치 있는 존재와 현상을 경험하게 해준다. 자기 언어의 감각적 행로를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세계에 관한 예리한 감각을 놓치지 않고 있는 보기 드문 시집”이라고 추천했다.
 이어 “김기준  첫 시집 『고백』은 유실된 시간에 관한 애도다. 삶의 시간을 회복하려는 연가는 역사에 포획당하면서도 영원을 지향한다. 사랑의 부재가 결과한 존재론적 결핍과 역사적 일그러짐을 뛰어넘어 본원을 회복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로 팽팽하다. 현존하는 모순과 부조화 속에서도 사랑에 관한 열망을 포기하지 않는 시인에게, 시는 세계와 관계 맺으려는 사랑의 은유”라고 호평했다. 
 시집에 실려있는 「부여행」과 「삼년산성」 연작에서 망한 나라의 여인과 전쟁으로 피폐해진 사내를 호명하는 시인에게서 갈라지고 분리된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염원을 본다.
 시인은 말하는 것 같다. 존재에 관한 경이와 성찰을 통과한 순정한 고백만이 “두 손 잡고 걸어서 가자”는 맹세를 지키게 한다고(「부여행1」). 사랑만이 애도를 완성한다고. 영원을 향한 기억과 사랑은 동의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기준의 서정은 부재하는 대상으로 재현하고, 재현할 수 없는 것을 비재현적인 방식으로 가시화하는 언어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모습은 공들인 야심작 연작시인 「부여행」에서 잘 드러난다. “가을에 여행 한 번 갈 수 있으면 좋겠네. 붉게 물든 백마강에서, 백제 여인을 만나 쓸쓸하지 않도록 술 한 잔 따르고, 시를 적어 보여주려고 하네. 봄부터 여름까지 제 몸을 씻느라, 바위틈에 숨어 지낸 고란초, 가을에 반짝반짝 빛나는 영혼이 되었네. 첫사랑 신라의 사내는, 해 질 무렵이면 강가로 나와, 둥근 홀씨주머니를 붙인 잎사귀로 수줍게 사랑을 고백했던 그녀를 몰랐네. <부여행 4 일부>
 김기준 시인이 이번에 출간한 시집 『고백』 1부에는 10편의 ‘부여행’과 5편의 ‘삼년산성’이 들어있다. 2부와 3부, 4부에는 ‘안녕, 당신’을 비롯해 ‘고백’ ‘오로라’ 등 43편이 주옥같은 시가 가득 담겨있다.
 김 시인은 ”부여랑 남쪽 바닷가를 가끔 가죠. 서울은 잘 안 가요. 시 써요. 아, 그대를 그리워할 때도 있어요.“라며 시집 출간의 의미를 함축했다.
 현재 고향 보은에서 충북일보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기준 시인은 ‘오장환 신인 문학상’과 ‘오장환 디카시 신인문학상’을 제정한 장본인으로 ‘오장환 문학제’ 개최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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