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미년(癸未年) 양의 해 양 이야기
새해는 계미년(癸未年) 양의 해다. 양은 십이지(十二支 : 자(子)- 쥐, 축(丑)- 소, 인(寅)- 범, 묘(卯)- 토끼, 진(辰)- 용, 사(巳)- 뱀, 오(午)- 말, 미(未)- 양, 신(申)- 원숭이, 유(酉)- 닭, 술(戌)- 개, 해(亥)- 돼지) 중 여덟 번째 해당되는 동물이다.하루중에는 오후 1시에서 3시, 달로는 6월에 해당하는 시간신이며, 방향으로는 남남서를 지키는 방위신이다. 사전은 양에 대해 △영어명 sheep △뿔은 아래로 항하며 소용돌이를 이룸 △주로 면양(緬羊)을 지칭한다라고 적고 있다.
양은 소목 소과 양속으로 분류되며, 떼를 이루고 높은 곳에 올라가기를 좋아하며, 크기는 수컷이 암컷보다 조금 크며, 색깔은 흰색·검은색·갈색·붉은색등이 있다. 양의 임신기간 147∼161일이며, 한 배에 1∼2마리 낳기도 하지만 다산종은 3∼5마리 낳기도 한다.
양의 성격이 순박하고 부드러운 것처럼 양띠도 온화하고 온순하여 이 해에는 며느리가 딸을 낳아도 구박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양하면 곧 평화를 연상하듯 성격이 순박하고 온화하여 좀처럼 싸우는 일이 없다. 양은 무리를 지어 살면서도 동료 사이의 우위다툼이나 암컷을 독차지하려는 욕심도 갖지 않는다.
반드시 가던 길로 되돌아오는 고지식한 습성도 있다. 성격이 부드럽지만 일단 성이 나면 참지 못하는 다혈질이기도 하다. 羊(양)은 상형문자로 맛있음(味), 아름다움(美), 상서로움(祥), 착함(善), 좋음 등으로 이어진다. 즉 큰 양이란 大羊(대양) 두 글자가 붙어서 아름답다는 뜻의 美(미)자가 되고, 나(我)의 좋은 점이 옳을 義(의)자가 된다.
우리 조상은 이러한 양의 습성과 특징에서 착하고, 의롭고,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동물로 양을 인식했다. 양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념은 순하고 어질고 착하고 참을성 있는 동물, 어미젖을 먹을 때는 꼭 무릎을 꿇는다 해서 어미 은혜를 잊지 않는 동물로 상징된다. 또 양은 선량한 무리를 비유하는 뜻으로 사용된다.
양은 우리나라의 토종은 아니지만 세계 가축사로 보면 개와 함께 가장 오래된 가축이다. 사람이 양을 길러온 것은 1만여년 전이다.
중앙아시아 고원지대에서 유목민들이 가축으로 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에서는 일찍부터 영험스러운 동물로 소·돼지와 함께 제물로 쓰여왔다. 서양에서는 성서에 맨 처음 나타나는 짐승이 양이다. 이처럼 동서양에서 두루 중요시되는 양은 실상 우리나라와는 별로 인연이 없는 동물이다.
목축이 성한 민족에게는 목양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한반도에는 목양이 토착화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양에 관한 이야기가 많지 않다. 삼한시대에는 양을 식용으로 썼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고,‘일본서기’에도 일본 법왕 1년(599년)7월에 백제에서 양 두 마리 등을, 헌덕왕 12년(820년)에는 신라에서 수양 두 마리, 흰양 네 마리, 산양 두 마리 등을 보내왔다는 기록 정도다.
천성이 약한 탓에 해로움을 끼칠 줄 모르면서 오직 쫓기고 희생되어야 하는 양은 설화나 꿈·속담 등에서도 유순하고 인내심이 강하고 상서로운 동물로 통한다. 양은 예로부터 온순과 인내의 동물로 여겨져 왔다. 뿐만 아니라 무리지어 생활을 해도 남에게 해를 전혀 해치지 않는 군자의 성질도 지니고 있다.
사람에게는 살아서는 고기와 털을, 죽어서는 가죽을 남기는 유용한 동물이다. 이처럼 새해에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양이 갖고 있는 이타행(利他行)을 실천, 갈등과 반목이 걷히고 온누리에 화합과 평화와 기운이 가득차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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