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의 명품 소나무가 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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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의 명품 소나무가 새고 있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2.02.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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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면 갈평리 야산 소나무, 불법 채취꾼에게 털렸다
반출하려다 들통나자 도주…이미 2그루 이상 반출 흔적
마로면 갈평리 바람골과 새암골 사이 산책로변에 불법 굴취해서 가지고 내려오던 소나무.
마로면 갈평리 바람골과 새암골 사이 산책로변에 불법 굴취해서 가지고 내려오던 소나무.

 

보은군 국유림에서 불법 굴채취한 소나무를 반출하려던 패거리들이 마을 주민들에 목격돼 관련 당국의 조사가 요구된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3시경 마로면 갈평리 산 13-1 일원에서 소나무를 불법으로 굴채취한 뒤 하산하던 일당 6명이 때마침 산책에 나섰던 이 마을 주민 3명과 산 중턱에서 마주치자 끌고 내려오던 조경용 소나무를 그 자리에 두고 몽땅 도주했다. 일당은 내국인 1명, 외국인 5명으로 보였다는 증언이다.
마로면 갈평리 바람골과 새암골 사이 산책로변에서 불법 굴취해 가지고 내려오던 소나무는 높이가 4m, 폭 2.5m, 근경 30~40㎝ 정도의 고목이다. 이 소나무를 거래할 경우 300만원은 족히 받을 수 있고, 소나무를 훔친자들은 수수료로 50만원을 챙길 수 있다고 이 계통에 밝은 소식통은 언급했다.
때문에 불법 채취자들이 이 소나무 한 그루만을 보고 채취하러 온 것은 분명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다. 목격자도 “이미 두 그루 이상 반출한 흔적이 있다. 관계 당국이 서두른다면 충분히 죄증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행이 이뤄진 산 초입에는 개인이 설치한 CCTV가 있다. 또 현장 부근에는 담배꽁초와 동물의 피가 묻어 있는 퍼데기 등이 발견됐다. 특히 용의자들을 추적할 수 있는 신상 정보도 갖고 있어 산림청 수사 당국의 의지에 따라 용의자들을 수소문하기는 어렵지 않다는 전언이다.
불법채취 신고를 접수한 보은국유림관리소 산림경찰은 14일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나무 고장이며 속리산 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보은군의 명품 소나무가 오래전부터 전문절도단에 의해 새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산외면 신정리 일대의 경우 뿌리돌림이나 분도리 작업을 한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번에 범행이 이뤄진 장소도 고개만 넘으면 속리산국립공원이다. 절도단이 노리는 대상 소나무는 분재목이거나 정원수용으로 쓰일 수 있는 것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
보은군의 아름드리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관계 당국과 주민들의 감시활동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산 중 훔쳐 가지고 내려오던 소나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이끼가 뒤집어져 있다.
하산 중 훔쳐 가지고 내려오던 소나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이끼가 뒤집어져 있다.
몰래 굴채취한 소나무 잔가지를 보호하기 위해 걸리적거리는 나무들을 베어내 길을 냈다.
몰래 굴채취한 소나무 잔가지를 보호하기 위해 걸리적거리는 나무들을 베어내 길을 냈다.
농수로관에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흄관으로 썰매를 만들어 소나무를 갖고 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농수로관에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흄관으로 썰매를 만들어 소나무를 갖고 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용의자들이 피우다 버린 것으로 보이는 담배꽁초.
용의자들이 피우다 버린 것으로 보이는 담배꽁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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