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없이 살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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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없이 살면 행복하다
  • 최동철
  • 승인 2022.01.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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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은군을 비롯한 옥천 영동 괴산 지역 유권자의 민의를 국정에 대변하는 역할을 위임받은 국회 박덕흠 의원이 최근 국민의힘에 복당했다는 소식이다. 그는 2020년 9월 부패방지법, 직권남용 등 이른바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이자 ‘당에 부담주기 싫다’며 스스로 탈당한 바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재직 중 지인 소유 골프장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여 협회에 손실을 끼친 혐의 등이 있다. 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서 가족 명의 건설사들을 통해 수천억 원 규모의 피감기관 발주 공사를 특혜 수주한 혐의도 수사를 받고 있다.

 헌데 박의원은 “1년4개월 정도 수사를 했는데 그동안 소환되어 조사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당 입장에서도 그 점을 알고 정치적 문제가 아닌 가해서 복당을 허용한 것 같다”고 두루뭉술한 재입당을 셀프 변론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꼼수 입당’이라며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쇄신작업으로 어수선하던 지난해 12월13일 무소속이던 박의원을 은근슬쩍 선대위에 편입시키려 시도했음을 근거로 제시한다.

 사실 12월13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충북 공동총괄선대원장에 무소속 박의원을 임명했다가 논란이 일자 43분 만에 전격 취소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윤석열 대선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사돈인 박의원을 도우려했던 것이라는 말마저 돈다.

 어쨌거나 박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소식을 접하며, 성경 누가복음 15장과 네델란드 국민화가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환’이 연상됐다. 부유한 집안의 둘째 아들은 제 멋대로 살고 싶어 아버지에게 자기 몫의 유산을 미리 챙겨 대처로 나간다.

 처음엔 재물이 많으니 거드름을 피워도 주변 모두가 자기를 인정하고 굽실대고, 아양 떠는 여자들로 둘러싸여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재물이 바닥나자 모든 것이 변한다. 여인도, 술도, 하물며 허기를 채워줄 돼지먹이조차 주변에 없다.

 모든 것을 잃은 뒤에야 깨달음이 왔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돌아간다. 상거지 차림의 둘째아들을 본 아버지는 따뜻한 손으로 안아준다. 탕자 아들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다”며 진심으로 회개했고, 그 아버지는 “이 아들은 죽었다가 살아났다”며 모든 걸 포용한다.

 이처럼 ‘회개’가 선행되어야 ‘용서’와 ‘포용’마저 할 수 있다. 허나 박의원은 아직 보은군민에게 연관된 혐의 등 의혹에 대해 자초지종 해명하거나 이렇다 할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정치인들은 자신을 자랑하고, 공로를 인정받고, 또 선출되고 싶은 후안무치의 욕망만을 내세운다.

 허기야 미국의 해학시인 오그던 내시가 ‘양심 없이 살면 행복하다’고 말하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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