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젼 방송에 문제많다
상태바
텔레비젼 방송에 문제많다
  • 보은신문
  • 승인 1997.10.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종기(전도의원, 삼승우진)
몇해전부터 경제 불황의 바람이 솔솔 불어오더니만 이제 큰 바람으로 바뀌어서 각 언론 매체마다 부도 소식이고 파산후유증이며 귀중한 생명까지 버리는 안타까운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슬기로운 우리국민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무던히도 애를 쓰는 것 같다. 많은 국민들이 그래도 근검 절약 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외화절약을 위해 무분별한 해외여행이 많이 자제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또 신토불이를 외치면서 무역적자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우리의 텔레비젼 방송을 도대체 방향설정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지를 못하겠다. 경제의 어려움은 자기들이 먼저 알려주었는데 어려운 경제를 회생시키는데는 전연 오불관언인것 같으니 말이다.

드라마 화면에 나타나는 모든 배경은 사치의 경연장 같기만하고 출연자 의상은 초일류의 부(富)를 누리는 사람들만 같으며 일반 서민대중과는 관계없는 다른 세상을 구경하는 것만 같다. 해외여행 수지가 어떻고 외환보유가 어떻고 하면서 국민들에게 해외여행을 자제하여 경제회생에 앞장서 줄 것을 말하면서도 왜 방송사에서 주관하는 그 많은 게임이나 퀴즈의 상품을 해외여행 티켓으로 주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그것도 최소한 동남아이고 유럽이나 미주, 호주등 원거리가 많은데 그렇게 상품이 커야하는지 꼭 해외 여행이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어쩐지 외화 소비에만 앞장서고 과소비조장에만 선두주자인 것 같다.

상품이 필요하면 우리의 기업을 살리고 농어민을 돕는 차원에서라도 각종 국산제품이나 농수산물로 상품을 준다면 일석이조가 되는것 아닌가? 또 그 많은 상품을 줄이는 등 절약을 한다면 시청료나 광고료도 인하될 수 있을것이고 관고료가 인하되면 생산비도 줄어들어 국민모두에게 도움을 줄것이어늘 줄이기는 커녕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확대만 하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어디 그뿐인가 국적도 알수 없고 남녀도 알수 없으며 노소도 알수 없는 이상야릇한 이름과 복장, 머리모양을 한 구상유취한 앳되고 앳된 일부 젊은 연예인의 유치하기 짝이 없는 재롱이나 보아야하고…

몇몇 연예인이나 인기인의 사생활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그것이 우리국민생활과 뭐가 그렇게 연관이 많고 시급한 문제라서 시시콜콜한 신변문제등을 수없이 알려주어야 하는가 말이다. 누구의 키가 얼마고 몸무게가 얼마고 가족상황이 어떻고 어떻게 연애를 했고 하다못해 입마춤은 언제했고… 더 심할때는 외도한 것이나 이혼한 것을 자랑으로 말하고… 왜 시청료 내가면서 겨우 남의 신변잡담이나 듣고 보아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드르이 무례하고 몰상식한 언행도 듣고보아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각종드라마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들의 언어구사에서도 매스꺼움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부부예절이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어린이 아이들을 대하듯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더구나 부인이 자기남편에게 야, 너하는 것을 보면 어느야만인 족속을 보는 것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일부신세대의 생활방식이 그렇게 되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것을 바로 잡아야 할 책무가 텔레비젼 방송에도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그들에게 영합하기만 한다면 텔레비젼방송의 존재가치는 상실된 것이 아닌가? 또한 부부싸움은 당연히 해야 되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왠일인가? 부부싸움은 몇번이나 했나, 며칠 만큼하나, 어떻게 하나, 누가 이기나하고 출연자에게 마구 질문을 퍼붓는다.

옛날 많은 선조들은 평생부부싸움을 하지 않고도 정답게 해로(偕老)하지 않았는지 오늘날도 부부싸움을 전연하지 않거나 한두차례 의견충돌만 있는 부부도 얼마나 많은데 싸움이 당연한 것처럼 부부싸움을 자주하는 사람들이 더 정답게 산다는 등의 궤변이 난무하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어느나라방송이고 누구를 위한 무엇을 하는 방송이며 공영방송이 해야할 노릇인지 그저 기가 막힐 뿐이다. 방송이 남의 가정 싸움을 조장하는 것이 임무인가? 평화롭고 애정이 넘치는 가정이 되도록 계도하고 분위기 조성은 못하고 오히려 남의 부부싸움을 즐기기나 하고 가정행복을 파괴하기 위하여 분투노력하고 있는 것 같기만 하다.

양식있는 우리국민 대부분은 그런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고 지식의 영양소가 있는 프로그램이 요구되고 어려운 어려운 난관을 극복한 의지의 인간상을 보고싶고 희망과 비젼이 있는 개척정신이 필요하며 양심과 근면성실이 대접받고 우선하는 것이 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높은 신분에 있는 사람이 당연히 지켜야 할 의무인 『노불레스 오불리즈』 정신은 비단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집단에도 해당되며 특히 대중에게 큰 영향력이 있는 텔레비젼 방송등에는 더더욱 요구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이품송>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