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에 물들인 봉선화, “코로나야 물라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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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에 물들인 봉선화, “코로나야 물라가라”
  • 김충남 실버기자
  • 승인 2021.07.1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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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굳게 닫혔던 경노당이 이제는 오후1시부터 5시까지는 문을 연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한 동네 살아도 한곳에 모여 만나지 못했던 이웃들이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오후가 되면 하나둘 경노당에 모여든다.
 대부분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쳤지만, 나온 사람들은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나와 적정한 거리를 두고 앉아 담소를 나눈다.
또, 매주 3번째 수요일에는 대한노인회보은군지부에서 최민순 강사가 나와서 생활지도를 한다.
 지난 7일에는 봉선화 물감을 가지고 와서 70이 넘은 이쁜이들의 손톱에 발라줬다.
 처음에는 “안 바르겠다.”던 사람들도 봉선화물을 이쁘게 들인 손톱을 보고는 “해 달라”며 손을 내밀고는 “다 늙은 손에 바르면 뭐하겠냐”면서도 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도록 기다리고 있었다.
 젊어서는 곱디고운 섬섬옥수 붙끝 같은 예쁜 손이었는데 몹쓸 세월에 할키고 비틀려 손가락은 삐뚤빼뚤 틀어지고 마디마다 아프고 까맣게 탄 손은 지난 인고의 세월을 말없이 보여준다.
 늙어도 여자는 여자인가보다. 예뻐진다고 하니 싫어하지 않고 꾸부러진 손가락 손톱에 빨간 봉선화 물을 들이고 “누가 예쁘냐”고 서로 물든 손가락을 내밀어 보이며 한바탕 웃고 나니 기분도 달라지고 기운이 샘솟는다.
 요즘은 뉴스보기가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해 늘어난다는 방송이 이어져 뉴스보기가 싫다.
또 늘어난다니 걱정이고 조심스럽지만 모두가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서로 배려하고 기다리며 살아가길 기대한다.
손톱에 물든 불은 봉선화가 “코로나야 물러가라”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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