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답답해 세 후보에 묻다
상태바
하도 답답해 세 후보에 묻다
  • 보은신문
  • 승인 2021.03.25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80>

 재작년 3월, 개봉됐으나 크게 성공했다 할 수 없는 방화 중에 ‘우상(Idol)'이 있다. 누적관객수 183,784명(2019.05.17.영화진흥위)에 “도대체 무슨 영화에요?” 등 댓글이 말해주듯 평가도 박했다. 베를린 국제 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되며 해외에서 인정받았음에도 그랬다.

 좌우지간 ‘우상’은 최고의 실력파, 연기파 배우라 인정받는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가 출연한다. 사람을 치어 죽이고 뺑소니 친 아들을 둔, 청렴 도덕성의 경남 도지사 유력 후보 구명회(한석규), 미안함으로 지체장애 아들에 대한 헌신이 세상의 전부였으나 뺑소니차에 아들을 잃어버린 유중식(설경구), 교통사고 후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었던 유중식의 며느리 최련화(천우희)역을 각각 소화했다.

 영화 초입 뺑소니 교통사고는 이들 세 사람에게 지옥의 문을 열게 한다. 믿음은 귀를 막고, 바램은 눈을 가리며, 입은 거짓을 퍼뜨린다는 영화광고 카피처럼 이들 세 사람은 맹목적으로 막무가내 서로 치닫기를 한다. 각자의 어리석음이 자신이 감내해야 할 힘든 상황을 만든다.

 유대인의 탈무드에 세 사람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고 있는 사람, 자기만이 슬기롭다고 자신하는 사람, 자기도 남도 모두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유대인은 그 인물이 현명한가 아니면 어리석은가를 가장 중요한 인물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슬기로움이 있는 사람도 영리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지식이 충만한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이 있다. 슬기롭고 현명하다는 것은 곧 스스로의 힘으로 어떤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실제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아마도 탈무드를 거의 다 읽었을 때 쯤 이면 자기 자신이 어리석음을 알고 있는 사람이 슬기로운 사람들 무리에 섞여있음을 알게 된다. 올바르게 사리를 따질 줄 아는 그가 바로 현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논어 술이편에도 ‘삼인행필 유아사언(三人行必 有我師焉)’이라는 글귀가 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다보면 반드시 한 사람은 내게 없는 장점을 가진 사람일 터이니 그 장점을 취하고, 또 단점을 가진 사람에서는 내게도 그런 단점이 없는지 반성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람됨을 정확히 안다면 나보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할 것 없이 그 모든 사람이 스승이 되는 것이다. 나보다 훌륭한 사람만이 스승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지 못한 사람도 내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공자의 말씀이다.

 폐일언하고, 충북도의원에 출마한 세 후보에게 새삼 묻고 싶다. 겸손함을 갖추고 부단히 배우려는 마음가짐을 가졌는지. 지금 이 시대, 보은군에서 제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비뚤어진 것을 바로 잡고, 미래 창의적 비전을 펼칠 현명한 사람이다. 그대들은 과연 자격을 갖췄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