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빗으로 곱게 빗고 단장한 백발이 화려하다
너는 어찌 꽃피자 할미라니
수줍어 고개 숙인 네 모습이 굽어서 할미더냐
할미꽃이란 그 이름 누가 지어줬을까
할미라는 그 이름 누가 좋아할거나
허리 굽은 것도 서러운데 이름마저 할미라니
네 굽은 허리 다 펴지면 할미 이름 지워질까

나도 어느새 할미 되어
허리는 굽어지고 서러움만 쌓여가네
너도 나같이 할미 되어 서럽더냐
그래도 너는 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지잖아

어린 시절 할미꽃 따다 소꿉장난 할 제,
너는 족두리 되어 돌 머리 위에 다소곳이 앉아
새색씨 시집가네
즐거운 잔칫날에 노래하고 뛰어놀고
난 아직도 못 잊어 눈물이 흐르네

김순구(산외면 백석리)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