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말은 空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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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말은 空言인가
  • 송진선
  • 승인 1997.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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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속리면 장재리 주민들은 자연휴양림 조성과 관련, 사업시행청장의 말이 임기웅변이었다는 배신감에 쌓여있다. 자연휴양림 조성으로 지역 소득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장미빛 꿈에 부풀기 전에 주민들은 당장 먹을 물, 농사지을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 그 당시만 모면하기 위해서인지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겠다고 하고서는 곧바로 묵실해버린 처사에 주민들의 심기는 아주 불편하다.

휴양림 조성지에 수원지가 있어 오염을 우려한 주민들은 주민전용의 관장설치를 요구했다. 사업 시행청의 고위직 공직자는 공사가 시작되기 전 까지만 해도 주민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전혀 없도록 하겠다고 장담을 했는데 착공되니까 당시 그 말을 한 당사자는 벌써 바뀌고 다른 사람이 발령받아 왔으니 전에 했던 말은 무효가 된 것이다. 할 수 없이 주민들은 착공식 하는 날 사업시행청의 최고 책임자를 붙들고 전에 그 위치에 있었던 청장의 말을 빌고 또 주민들의 불편함을 하소연했다.

그 청장 또한 전직 청장처럼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도록 즉석에서 하급 책임자에게 지시, 반영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기공식에서 청장이 실질 담당자에게 지시했던 말은 1주일 뒤에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으로 뒤집어졌다. 사업 시행부서 관계자가 예산 부족으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전액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한 것이다. 공직자들의 임기웅변식 처세에 실망한 주민들은 공직자에 대한 불신이 커져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겠다는 각서를 받지 않는 한 공사진행을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높으신 자리에 있는 공무원들은 하도 거짓말을 잘해서 믿을 수가 없어 각서를 받아야겠다」며 「그 동안 주민들과의 약속한 것은 모두 무효가 되었으므로 지역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렇게라도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강경한 자세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앞으로 군수, 지방의회 의원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가 계속 치뤄진다. 모두 선거직 공직자들이다. 그 동안 표를 얻기 위해 공언(空言)을 서슴없이 해온 이들이 대부분이다. 선량한 주민들이 목숨처럼 믿고 있는 공직자의 말이 더 이상 공언(空言)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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