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현2구(새터) 이씨 할머니댁이 혹한의 추위에도 따뜻한 정감이 넘쳐흐른다.
서울에 사는 손녀들이 며칠 전부터 이곳에 와서 보은의 아름다운 설경에 푹 빠져있다.
처마 끝 고드름도 따보고, 눈사람도 만들어보며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골의 아름다운 진풍경을 마음껏 누리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4일은 오후 4시가 넘어 노을이 뉘엿뉘엿 내려앉을 무렵에 손주들은 할머니를 졸라서 열두살 검둥이를 앞세운 다섯 식구가 비료포대 두 장을 들고 거현리 뒷산 참상골로 들어갔다.
며칠 전 내린 눈이 큰길은 모두 녹았지만 산속음달은 통행이 거의 없어 비료 포대 깔고 썰매 타기에는 너무도 좋은 눈썰매장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겨우 경운기 한대 정도 다니는 농로 길이지만 아이들이 동심의 나래를 펴기는 충분했다.
잡 티 하나 없는 눈을 뭉쳐 눈싸움도하며 눈길을 뒹구는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도 맑고 깨끗하고 생동감이 넘쳐 흘렸다.
이씨 할머니는 “아이들이 찾아와 주니 마치 내가 젊을 때로 돌아온 것 같다”며 “ 손녀들이 하는 하나하나가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다”며 웃음이 떠날 줄을 모른다.
수한면 거현리에서 펼쳐진 이날의 비료포대 썰매타기 무지개 꿈은 아이들이 보은을 떠나 서울로 돌아가서 어른이 되어도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오랜 기억에 남을 것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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