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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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대하며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0.12.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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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의회 정례회가 한 달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지난 22일 폐회했다. 매년 연말에 열리는 정례회에선 내년 본예산 심사를 비롯해 추경예산, 행정사무감사, 조례발의 또는 조례제개정 등을 다룬다. 개인적으로는 보은군 살림살이 적정성 여부를 심의하는 본예산 심사와 의정활동의 꽃으로 비유되며 한 해 의정을 마무리 짓는 행정사무감사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보은군 행정사무 전반을 대략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의원 개개인의 역량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례회는 보은군의회 위상과 의원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다. 기사를 작성하는데에도 행감과 예산심사가 쏠쏠한 도움이 되고 있다. 평소 접하기 힘든 다양한 정보들을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대면할 수 있기에 신문지면에도 행감과 예산심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다만 관련 정보제공 뒷받침이 전혀 안 되다 보니 깊이 있고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따르는 어려움은 늘 아쉽다.
군의원 또는 군의회 목소리를 군민에게 내보내는데 인색하지 말고 보다 적극성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리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고 잘해도 주민이 알지 못하면 주민과의 소통은 한낱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뽑아준 군의원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주민 의사를 의정에 반영했는지 주민도 알아야 응원을 보내든 말든 하지 않나. 객지에 나가 있는 출향인이 고향 소식을 접하면 반갑듯이 지역구 주민들도 내가 선택한 의원의 활약 소식에 눈길 한 번 더 가고 뿌듯해한다는 점 잊지 말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정보가 주민에게 차단되거나 독점된다면 왜곡된 여론이 형성되거나 폐단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군민과의 정보공유에 많은 할애를 부탁하고 싶다.
올해 행정사무감사를 잘한 의원 한 명을 뽑으라면 김응선 의원을 들고 싶다. 김 의원은 이번 행감에서 군부대 이전사업, 육아종합지원센터 건립 및 삼산어린이집 이전.신축, 결초보은 공동브랜드, 각종 위원회 운영, 우호교류 양해각서 등을 소재로 집행부를 견제했다. 집행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주민이 건의로 군부대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한옥마을을 조성하려던 군부대 이전사업에 대해 재협상 내지 중단을 촉구했다. 목적사업(한옥마을조성)이 없어진 데다 전체 사업비, 그것도 순수 군비로 200억 가까이 들어가기 때문에 지금까지 투자한 16억원이 아깝다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손절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 의원의 주장은 결국 다른 의원들의 반대로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수년간에 걸쳐 진행되는 계속사업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매우 신중히 접근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매우 커 보인다. 김 의원은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당초 계획과 달리 꼬일 수도 잘못될 수도 있다. 잘못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겠으나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용기 있는 행동으로 군민들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논란을 불러모은 육아종합지원센터건립과 삼산어린이집 이전에 대해서는 “육아지원센터 건립은 우리 아이들 보육의 질이 나아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고 의사를 확실히 했다. 그러나 삼산어린이집 이전에 대해선 “현재 삼산어린이집 73명의 아동 중 69명은 일반아동, 취약계층의 아동은 4명밖에 없다. 면소재지의 아동도 2명에 불과하다”며 “이름만 공립이다. 삼산어린이집 이전은 이 부분을 개선하고 난 다음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보는 이마다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않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소신을 분명하게 밝히고 투영하기는 현실정치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김 의원은 이목을 끌만한 소재들을 동원해 집중을 받았다. 여러 사안에 대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대안 제시에도 노력한 흔적이 눈에 띄었다. 그의 말에 공감하든 거부감이 들든, 상대적이든 평가하고 싶다. 평소 노력과 준비 없이는 힘든 일이다. 개인기 차이. 어찌하랴. 주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의회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평소 준비하고 실력을 쌓아두는 길 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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