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수 같은 세월아 빠르기도 하구나
지난 봄날 긴 가뭄에 물 주어 기른
옥수수 토실토실 영글었네
고추는 어느새 다홍치마로 갈아입고
시집 갈 날만 기다리고 있구나
곁에 있는 수수는 주인께 인사하러 나왔나
고개를 살포시 내밀고 웃고 있구나
텃밭에 도라지는 제 임무를 자랑하듯
화창하게 꽃 피었네 눈이 부시도록 피었네
산천초목은 녹음으로 물들고 누가 당기는지
누가 밀고 있는지, 덧없는 세월 잘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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