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운동 기념탑 앞에서
상태바
형평운동 기념탑 앞에서
  • 소설가 오계자
  • 승인 2020.09.1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사공부를 하면서 안타까운 사례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 치는 문제는 조선의 성리학이다. 지난해 화양 서원에서 성리학을 주제로 선비 체험 학습 행사에 참석 했다가 휴식시간 대화 중에 화양서원 전교님을 대단히 화나시게 한 적이 있다. “고구려의 기백이 지금까지 이어졌다면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훨씬 앞서 선진국이 되었을 것입니다. 성리학으로 인해 조선의 500년은 양반의 나라였지 백성의 나라가 아니었어요. 백성은 굽실거림만 배우고 익혔기 때문에 결국 일본 통치에도 쉽게 굽실거렸잖아요.” 했더니 버럭 화가 나신 전교님께서 “뭔 소리여! 양반이 나라 살려 놓고 양반이 나라 맨등겨!” 하셨다. 더 이상의 논쟁을 막기 위해 진행하시는 분이 서둘러 다음 프로그램을 위해 집합을 하셨다. 저녁에는 이 행사의 주관이신 교수님께 슬그머니 같은 말을 꺼냈더니 “성리학이 학문적으로 최고임엔 틀림없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모순된 점이 있군요.” 하셨다. 일본이 조선을 쉽게 점령할 수 있었고 여유롭게 식민정치를 할 수 있었던 원인이 바로 백성들은 자아가 없었다. 조선 오백년이 남긴 것이 무언가? 부? 훌륭한 사상철학?. 기술? 생각할수록 가슴 칠 역사다, 이를 안타깝게 여겨 양반이지만 천민을 위해 나선 진주의 양반 강상호님의 형평운동을 오늘은 주제로 해본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는 천민들과 그 가족들이 등장해서 주요 역할을 한다. 그리고 ‘형평사’ 이야기도 나온다. 조선시대부터 도살을 업으로 삼은 자들과 버들가지로 수공업을 하는 사람에게 백정이라고 칭했다는 기록이다. 갑오개혁은 문벌제도와 반상차별 등의 신분제 철폐, 죄인 연좌법 폐지, 조혼 금지 및 과부재가 허용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수백 년간 지속되어온 봉건적 관습이 적어도 법률적으로는 완전히 폐기 된 셈이다. 개혁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갑오개혁은 종이에 새긴 기록일 뿐, 백정들은 비단옷을 입을 수 없었으며 외출할 때는 상투를 틀지 못하고 '패랭이'를 써야 했고 기와집에서 살지 못했단다. 장례 때는 상여도 사용할 수 없었다. 또한 학교에도 받아 주지 않았다. 더욱이 일제는 조선의 개화를 방해하기 위해 봉건적 질서를 더 부추기는 입장이라 행정적으로도 차별을 심하게 했다. 예를 들면 민적(民籍)에 올릴 때 이름 앞에 '붉은 점' 등으로 표시하거나 도한(屠漢)으로 기재했을 뿐만 아니라 관공서에 제출하는 서류에도 반드시 신분을 표시하도록 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불만은 조직적인 사회운동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유독 진주에서 형평운동이 일어난 것은 양반 출신 강상호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도 백정의 자식이라 입학을 못하는 아이들을 서류상 양자로 입양해 입학을 시키기 시작해서 많은 백정의 자식들이 학교를 다니게 해 주었단다. 그로인해 그분은 양반사회의 따돌림을 받는가 하면 신백정이라는 별명까지 붙어 다녔다. 허나 그분은 개의치 않고 형평운동을 한다. 후에 신백정 별명이 붙은 그분의 임종에 문상객이 없자 전국의 백정들 즉 축산업주들이 모여 아주 성대한 9일장을 치렀다는 기록이다. 그 일로 인해 형평운동이 확산 된 것이고 현 축산업조합이 형성 되었다고 한다.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조상 대대로 전해지는 恨 덩어리가 발산하는 것이다.
오늘 날은 어떤가. 조선의 마지막 총독 아베노부유끼의 예언대로 금배지 부대는 그들대로 서로 물어뜯는가 하면 삼권분립도 안 된 허울만 민주국가다.
무엇보다 소름 돋도록 창피한 현상은 명색이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이 일개 장관에게 아부하는 발언이다. 그 격 떨어지는 꼬라지를 보면서 아직도 강자 앞에서면 두 손 비비고 자기주장이 약한 민족성이 남아있음 깨달았다.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눈을 뭉쳐서 굴리면 점점 단단하게 커지는 것처럼 너무나도 단단하게 세뇌된 조직적인 세력은 이제 아무래도 깨부수거나 막을 자는 없는 것 같다. 말 안 듣는 자는 죄목 만들어 날개 꺾어버리면 되는 세상을 보니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민주국가와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자식들에게 조선시대처럼 적응하는 요령부터 가르칠 순 없고, 자기주장 확실하면 날개가 부러지니. 왜 진즉에 외국으로 보내지 못했든가. 어찌하면 좋을꼬. 성조기를 짓밟으며 데모하던 좌파 지도부들은 자식들이 미국서 호의호식 하고 있잖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